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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FC서울과 광저우 헝다, 한 팀이 아시아 클럽 축구의 지존에 오른다. 서울은 7일 격전지인 광저우로 출국했다. D-데이는 9일이다. 오후 9시(한국시각) 광저우의 안방인 톈허스타디움에서 운명의 휘슬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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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서울 감독의 입가에는 긴장 대신 미소가 번지고 있다. 선수들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진단다. 외국인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데-몰-쿠데로'는 심기가 상당히 불편하다. 온통 초점은 광저우의 핵인 외국인 3인방에 맞춰지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무리퀴(27·이적료 350만달러·약 37억원)와 엘케손(24·이적료 750만달러·약 79억원), 아르헨티나의 콘카(30·이적료 1000만달러·약 106억원)의 몸값은 2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서울의 외국인 선수들이 느끼기에도 아시아 축구의 상식에서 벗어난다. 광저우 3인방은 수비 부담없이 공격을 지휘한다. 중국 슈퍼리그와 ACL을 합쳐 엘케손은 34경기에 출전해 29골, 무리퀴는 22골을 터뜨렸다. 엘케손은 중국 슈퍼리그, 무리퀴는 ACL 득점 선두다. 콘카의 영리한 경기 운영은 별미다.
데얀(32·몬테네그로)과 몰리나(33·콜롬비아), 에스쿠데로(25·일본)도 서울 공격의 키다. 데얀은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K-리그의 주포다. 지난해 도움왕 몰리나는 K-리그 최단 기간 50(골)-50(도움)을 달성한 전천후 공격수다. 침체기를 걷다 2일 수원과의 슈퍼매치(2대1 승)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K-리그에 둥지를 튼 에스쿠데로는 결승 1차전에서 데얀과 함께 각각 1골-1도움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이 간 명성의 회복을 위한 이들의 사투는 눈물겹다. 훈련 때의 집중력은 두 말 할 필요없다. 끝난 후에도 자발적으로 슈팅 훈련을 하는 등 그 날을 준비하고 있다. 최 감독은 "훈련 후 별도로 슈팅 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데얀은 돈 보다는 팀 정신이라고 했다. 그리고 팬들과 함께 꼭 ACL 우승 세리머니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2010년 성남에서 ACL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몰리나는 냉정과 열정을 얘기했다. 에스쿠데로는 서울의 '용병'들이 광저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저우는 득점없이 비기기만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컵을 품에 안는다. 서울은 어떻게든 골망을 흔들어야 한다.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의 발끝에 시선이 모아진다. 이들이 곧 서울의 운명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