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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갔던 데얀의 골 본능이 돌아왔다. 그것도 올 시즌 슈퍼매치 가운데 제일 중요했던 '단두대 슈퍼매치'에서였다.
가장 답답한 이는 데얀 본인이었다.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만 골을 못 넣을 뿐이었다. 본인의 골감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데얀은 K-리그 무대가 아닌 곳에서는 골을 몰아쳤다. 9월 7일 폴란드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몬테네그로의 유일한 골을 넣었다. 9월 18일 알 아흘리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일주일 뒤에는 에스테그랄과의 ACL 4강 1차전에도 골을 집어넣었다. 10월 12일에는 몬테네그로 대표팀으로 나서 축구종가 잉글랜드에게 칼을 꽂았다. 10월 30일 광저우와ACL 결승 1차전에서는 동점골을 넣으며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역시 몸상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데얀은 슈퍼매치에서 최적의 몸상태를 앞세워 골사냥에 성공했다. 팀이 0-1로 지고 있던 전반 34분 에스쿠데로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감각적인 논스톱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후반 30분에는 고명진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문을 갈랐다.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서 진면목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데얀은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경기장에서 물러났다. 서울의 2대1 승리를 이끈 슈퍼히어로였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