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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 英축구계 '호지슨 원숭이 발언' 몸살

이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3-10-18 15:18 | 최종수정 2013-10-18 15:18



브라질월드컵 직행으로 경사를 맞은 잉글랜드 축구계가 로이 호지슨 대표팀 감독의 때아닌 인종 차별 발언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다소 황당한 논란의 시작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가 폴란드를 2대0으로 꺾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한 직후 호지슨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한 농담이었다.

호지슨 감독은 40분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제골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가벼운 유머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가 우주인과 원숭이를 태운 인공위성을 쐈다. 위성이 궤도에 오른 뒤 나사는 "원숭이, 연료를 체크하라"라는 교신을 보냈다. 조금 뒤 온 교신은 "원숭이, 생명 유지 장치를 점검하라"였다. 자꾸 원숭이에게만 무언가를 지시하자 우주인은 나사에게 "저는 뭘 할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나사는 "15분 뒤 원숭이에게 먹이를 줘라"라고 답신했다.]

신세대들에게 다소 싱겁게 들릴 수 있는 유머는 예기치 않은 파장을 낳았다.

팬들은 "원숭이가 대표팀의 흑인 미드필더 안드로스 타운젠드(토트넘)를 가리키며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라'는 말은 타운젠드에게 패스를 하라는 의미다"고 해석하며 호지슨 감독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여기에 일부 언론도 가세했다. 일간 '미러'는 호지슨의 얘기에 타운젠드가 큰 충격을 받았으며 명백히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몰아붙였다.


호지슨 감독은 일부 매체를 통해 "그 이야기 속 원숭이는 누구도 지칭하지 않으며 그저 유머일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인종차별 철폐 운동(Kick It Out) 협회와 흑인 변호사 협회 등 사회 단체들도 나서서 "호지슨 감독의 발언을 조사하라"며 잉글랜드 축구협회(FA)를 압박했다.

결국 심심풀이로 한 이야기 때문에 호지슨 감독은 FA로부터 조사를 받는 처지에 빠졌다.

FA는 감독에게 당시 발언을 한 배경을 추궁한 뒤 대표팀 23명을 면담하고 호지슨 감독의 이야기로 인해 상처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이 사이 타운젠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체 무슨 소동인지 모르겠다. 어느 누구도 어떤 불쾌감도 느끼지 못했다. 뉴스 가치도 없다"고 감독 편에 섰고, 루니 역시 "호지슨 감독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다. 웃긴 일이다"고 거들었다.

18일 그레그 다이크 FA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 결과 호지슨 감독은 그 어떤 의도를 갖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선수 누구도 상처를 받지 않았다"면서 무혐의를 발표했다.

호지슨 감독은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FA를 통해 "의도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내 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한다"고 파장을 일으킨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졌다. <스포츠조선닷컴, 사진=TOPIC/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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