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꿀맛 같은 휴식이다. 표정은 천차만별이다.
28라운드를 마친 2013년 K-리그 클래식 스플릿 그룹A 7팀이 잠시 휴전에 돌입했다. 9월 A매치 2연전 일정 속에서도 일정을 강행했던 각 팀은 오는 21일까지 10일 간의 짧은 휴식기를 갖는다. 빡빡한 일정에 지친 팀들에겐 가뭄에 단비지만, 그렇지 못한 팀들에겐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울산(승점 51·2위)도 휴식기의 수혜자다. 28라운드 일정을 건너뛰면서 2주 가까이 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선두 포항에 승점 1점 차이로 바짝 추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체력 뿐만 아니라 심적 부담이 어느 정도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A대표팀 소집 악재를 피하면서 체력까지 비축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포항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 훈련 강도를 높일 것이다. 훈련이 잘 이뤄지면 득점하는 찬스가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울산 전북(승점 49·4위)을 상대로 승점 1점 획득에 그친 인천(승점 42·6위)과 수원(승점 44·5위)전 패배로 무패(1승1무)가 끊긴 부산(승점 41·7위)도 휴식기를 통해 한숨을 돌릴 팀들이다.
전북과 포항은 다른 팀의 느긋함이 못내 아쉽다. 포항전 완패에 이어 인천전에서도 고전했던 전북은 15일 부산 원정으로 FA컵 4강전을 치러야 한다. 서울 원정에서 고개를 숙인 포항도 14일 제주와 FA컵 결승을 놓고 다툰다. 주력 부상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는 두 팀 입장에선 손해라고 생각할 만하다. 28라운드에서 부산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3경기 만에 웃은 수원도 휴식기가 야속하게 느껴질 만하다.
그룹A 판도는 절대강자가 없는 혼전 양상이다. 선두 포항부터 4위 전북까지의 승점차는 불과 3점 밖에 되지 않는다. 짧은 휴식기는 그룹A 선두 경쟁 판도를 흔드는 거대한 폭풍이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