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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톱 부재' 유일한 대안은 박주영, 미래가 달렸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9-11 08:16



"원톱 공격수로 몇 명 거론되는 선수들이 있지만 전혀 가동이 안되고 있다. 대안을 찾는 방법밖에 업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 10일 크로아티아전(1대2 패) 직후 토로한 홍명보 감독의 아쉬움이다.

홍명보호 1기에선 김신욱(울산) 김동섭(성남) 서동현(제주)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동섭이 호주(0대0 무)와 일본(1대2 패), 서동현이 중국(0대0 무)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김신욱은 3경기 연속 조커로 기용됐다. 김신욱은 1m96, 서동현은 1m88, 김동섭은 1m87로 장신이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큰 키를 바탕으로 공격 루트를 개척한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은 기대를 밑돌았다. 밀집수비의 벽에 부딪히면서 개인 기량의 한계를 드러냈다. 스스로 고립됐고, 조직적인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다.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 중반 이후에는 큰 키의 유혹에 넘어가 단조로운 패턴의 덫에 걸렸다. 공격라인의 수적 열세로 이어져 결국 원톱은 골을 터트리는 데 실패했다. 1골은 미드필더 윤일록(서울)이 터트린 골이었다.

지난달 페루와의 평가전(0대0 무)에서는 전반에는 김동섭, 후반에는 조동건(수원)이 원톱에 포진했다. 그러나 여전히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홍명보호 3기는 유럽파가 처음으로 가세했다. 6일 아이티전에서 출발은 원톱 지동원(선덜랜드)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상주)가 그 자리를 채웠다. 후반 29분 이근호가 교체되자,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위로 올라섰다. 이근호와 구자철이 페널티킥골을 터트렸지만 원톱의 활약은 1% 부족했다.

크로아티아전도 조동건(수원)으로 시작해 구자철 이근호로 원톱이 바뀌었다. 이근호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원톱은 전술에서 겉돌았다. 선발 출격한 조동건의 '슈팅수 0'이 현주소였다.

대안은 없을까. 역시 키는 박주영(아스널)이다. 박주영은 여름이적시장에서 끝내 새 팀을 찾는데 실패했다. 홍 감독도 고민이다. 박주영만한 인물이 없다.

홍 감독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박주영과는 특별하다. 인연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AS모나코 시절, 홍 감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박주영을 발탁했다. 박주영은 구단을 설득해 합류했다. 비록 목표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란과의 3~4위전에서 11분간의 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 감독은 헌신을 다한 박주영과 뜨겁게 포옹했다. 박주영도 눈물을 흘렸다. "대회 전에는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15~16년 동안 축구를 했지만 후배들이 나에게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깨우쳐 줬다. 축구를 떠나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웠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박주영이 병역 논란에 휩싸였다. 홍 감독이 실타래를 풀었다. 기자회견에 동석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함께 일궜다. 홍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 클래스가 다른 공격수라고 평가한다. 탁월한 골결정력은 물론 중앙과 측면을 오가는 멀티 능력, 전술이해 능력도 뛰어나다. 박주영도 홍 감독의 말이라면 무조건 고개를 끄덕인다. 최강희호에 눈밖에 난 시기는 박주영으로선 잃어버린 세월이었다.

하지만 안갯속이다. 박주영이 경기에 출전하면 문제는 없다. 2013-2014시즌 아스널의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기회를 얻을 지는 물음표다. 홍 감독도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박주영이 경기에 못나가고 있는 것이다."


탈출구가 필요하다. 홍 감독은 조만간 영국으로 출국해 해외파를 점검할 예정이다. 박주영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가서 만날 수 있다면 과연 얼마만큼 앞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생길 수 있는지 얘기를 해봐야 겠다"고 했다.

원톱을 찾아야 홍명보호도 미래가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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