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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고지는 내년 6월 열리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첫 발을 내디딘지 3개월이 흘렀다. 7월 동아시안컵과 8월 페루와의 평가전은 국내파와 J-리거가 중심이었다. 아이티-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 2연전에선 처음으로 유럽파가 가세했다. 6일 아이티전에선 4골이 나왔다. 4대1로 완승했다. 홍명보호의 첫 승이었다. 10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2로 석패했다. 6경기의 성적표는 1승3무2패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분명한 것은 홍명보호는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 감독의 말처럼 크로아티아전의 경우에도 전반과 후반이 달랐다. 태극전사들도 홍 감독의 전술에 차츰 녹아들고 있다. 대표팀은 호흡이 짧다. 훈련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개인기보다 조직력을 중시하는 한국 축구는 시간이 필요하다. 유럽파와의 첫 호흡은 무난했다.
분위기에서도 느껴진다. 이청용은 최강희호에서 'Mr. 쓴소리'로 통했다. 가감없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홍명보호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미소가 흘렀다. 그는 "(대표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리드를 잘 해줬다. 우리는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됐다"며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고, 내용과 결과 모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단점을 일찍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다. 만약 우리가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고 계속 이어 나갔다면, 오히려 더 불안했을 것이다. 상대가 100% 컨디션은 아니었다. 하지만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우리가 배울 부분이다. 경기 운영 방식이나 패스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흐름을 내줬다. 찬스서 골을 넣지 못하는 등 작은 차이에서 승부가 갈린 것 같다.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경기였다. 다음 소집 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짐이었다.
3기의 여정을 마친 홍명보호는 브라질월드컵까지 짜여진 로드맵대로 움직인다. 10월에도 두 차례의 A매치 친선경기가 예정돼 있다. 10월 12일에는 '영원한 우승후보'이자 내년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과 서울에서 맞붙는다. 11년 만에 성사된 빅매치다. 브라질과 일전을 치른 뒤에는 아프리카 말리(32위)와 10월 15일 A매치를 갖는다. 11월에는 유럽에서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11월 15일 영국 런던에서 벨기에와의 A매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호에 필요한 것은 채찍이 아닌 시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