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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었다. 기적이었다.
1일 포항전, 부산은 손쉽게 그룹A행 티켓을 거머쥐는 듯 했다. 전반 43분 한지호의 선제골로 얻은 리드를 후반 막판까지 지켰다. 포항의 패스축구는 이날 따라 무거웠다. 반면 부산 골키퍼 이범영의 선방쇼까지 펼쳐졌다. 부산 관계자들은 여유가 넘쳤다. 승리의 여신은 싱겁게 부산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다.
승리 외엔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 닥공(닥치고 공격) 밖에 길이 없었다. 절박함은 결국 기적을 만들어 냈다. 후반 47분 포항 진영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치고 들어간 임상협의 패스를 문전 쇄도하던 박용호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선수나 벤치, 팬 모두 환호했지만, 활짝 웃진 못했다. 성남이 마음에 걸렸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초조하게 경남-성남전 결과를 기다리던 부산은 스플릿 A행이 확정되자 그라운드를 뛰어 다니며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며 "모두 우리의 그룹A행이 힘들 것이라고 했지만, 오히려 그 말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룹A에서 부산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미소 지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