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대형 현수막을 건 한국응원단을 비난한 일본정부의 관방장관에 이어 문부장관에게 깊은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동아시안컵 남자축구 한-일전(28일)에서 문제가 된 한국응원단의 대형 현수막과 일본응원단의 욱일승천기와 관련해 동아시아연맹(EAFF)에 공문을 31일 전달했다.
협회는 '욱일기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역사적인 아픔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이다. 그런데 일본응원단은 이날 경기 시작 직후 대형 욱일기를 휘둘러 우리 응원단을 크게 자극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서 한국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는 한-일전 직전 대형 현수막을 기습적으로 설치했으나, 대한축구협회는 축구와 관련된 국제축구연맹(FIFA)규정과 대회규정을 설명하고, 사전에 대형 현수막을 접어놓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전반전 도중 일본 응원석에서 욱일기가 펼쳐지자 화가 난 붉은악마가 현수막을 게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끈질긴 설득에 붉은악마 측은 현수막을 철거하긴 했으나 항의표시로 한국 팀 응원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고 했다.
더불어 '이처럼 대한축구협회는 문제 발생 후 즉시 해결하기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과정에서 붉은악마의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축구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이미 이날 경기를 참관한 일본축구협회의 인사들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여겨진다'고 답했다.
자존심은 지켰다. 협회는 '이번 사태는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 또한 축구경기 도중 벌어진 일인 만큼 양국 축구협회가 서로 충분히 협의해 해결해 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고위관리까지 한국을 비난한 것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일본응원단이 대한민국 수도 한 가운데에서 대형 욱일기로 응원한 사실은 외면한 채 한국측의 행위만을 부각시키는 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