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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회사, 스포츠 스타에게 차량 지원하는 이유는?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7-24 08:34


박인비가 타게 될 페라리 그랜드투어링카 FF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박인비(25)가 슈퍼카 페라리를 탄다.

페라리의 홍보 대행사 미디컴은 "페라리의 공식 수입사인 FMK가 박인비와 후원 협약을 맺고 플래그십 그랜드투어링카(GT) FF(Ferrari Four)를 1년 동안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4일 협약식을 갖는 박인비는 앞으로 1년간 국내에 머무는 동안엔 이 차량을 이용하게 된다. 박인비가 타게 될 차량은 국내 판매가 4억6000만원짜리 스포츠카다. 색상은 빨간색으로 박인비는 평소 빨간색 페라리를 '드림카'로 꼽아 왔다. FF는 12기통 엔진에 660마력을 발휘하는 슈퍼카. 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이른바 '제로백'은 3초대다.

이처럼 세계적 명차로 꼽히는 페라리가 박인비를 지원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박인비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올시즌 열린 3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쓸었고, 시즌 통산 6승을 기록중이다. 세계랭킹은 물론 상금랭킹도 1위를 달리고 있다. 2주 후 열리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우승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자신의 우상이었던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이처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인비가 특정 차량을 탈 경우 마케팅 효과는 커질 수 밖에 없다. 평소 박인비는 타고 싶은 차로 페라리를 꼽았다. 이를 간파한 페라리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페라리측에선 이번 협약을 통해 '최고의 자리에 서면 탈 수 있는 최고의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신지애와 최나연도 자동차 회사와 계약돼 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이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이 국내에 체류할 때 차량을 지원한다. 또 연간 1억원을 후원금으로 지급한다. 대신 선수들은 랜드로버 로고가 새겨진 투어 전용 캐디백을 사용한다. 랜드로버는 신지애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지난 2010년 후원을 시작했다. '세계 1위'라는 이미지를 높이 산 것이다. 지난해 최나연이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르자 랜드로버 측은 흥분했다. 대만족이다.

역동적인 스포츠와 자동차는 땔래야 땔수없는 관계다. 특히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골프에 관심은 갖는 이유는 럭셔리한 이미지 때문이다. 골프는 대중적이기보다는 고급 스포츠에 속한다. 골프를 치고, 골프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곧 고급 브랜드의 마케팅 타킷인 셈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골프를 통한 마케팅은 오래 전부터 이뤄졌다. 자동차 브랜드가 주최하는 대회도 많다. 선수 마케팅도 활발하다.

골프 선수 마케팅으로 가장 큰 재미를 본 자동차 회사는 제너럴모터스(GM)다. GM은 지난 99년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계약했다. GM의 대표 브랜드인 뷰익의 대표 모델로 내세웠다. 우즈는 뷰익 로고를 골프백에 붙이고, 대회 때 뷰익 자동차를 탔다. 또 뷰익이 주최하는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뷰익 인비테이셔널에 무조건 출전하는 조건이었다. 이 대가로 연간 700만달러(약 105억원)를 받았다. 우즈가 2000년대 최고의 주가를 올릴 당시 뷰익과 함께 한 셈이다. 하지만 GM은 미국 경제에 불어닥친 경기 한파로 인해 지난 2008년 계약을 해지했다. 우즈와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었지만 해지를 서둘렀다. GM은 내부 문제로 우즈와 계약을 중단했지만 이후 절묘한 타이밍에 결별했다는 평가를 듣게 됐다. 우즈는 GM과 헤어진 다음해인 2009년 '섹스 스캔들'로 인해 이미지가 곤두박질쳤다. 이때 나이키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폰서들이 떨어져 나갔다. GM은 한발 앞서 우즈와 헤어지면서 이미지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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