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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13년 동아시안컵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불과 11개월 남겨놓은 상황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 모두 월드컵 출전의 부푼 꿈을 안고 나서게 된다. 23명의 명단 가운데 내년 월드컵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난 4번의 동아시안컵과 2번의 월드컵을 본다면 대략 가늠할 수 있다.
2003년 1회 동아시안컵 당시 22명의 선수들 가운데 8명만이 2006년 독일월드컵에 나섰다. 생존 확률은 약 3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5년 동아시안컵에서는 확률이 확 올라갔다. 동아시안컵 23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2명이 독일 무대를 밟았다. 확률은 52%에 달했다. 2003년 대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들에다가 새롭게 떠오른 선수들이 가세한 셈이다. 두 대회를 합산했을 때 2006년 독일월드컵 출전 엔트리 23명 가운데 60%인 14명이 동아시안컵에 나섰다.
2008년 동아시안컵에서는 생존 확률이 확 떨어졌다. 22명 중에서 단 6명만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27%에 불과했다. 이는 당시 팀을 맡은 허정무 감독이 동아시안컵을 새로운 선수들의 평가 무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 4개월전에 열린 2010년 동아시안컵은 또 달랐다. 이 대회 23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4개월 후 남아공 땅을 밟은 선수는 13명이었다. 무려 56%에 이른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출전 엔트리 23명 중에서 15명이 동아시안컵에 나섰다. 65%에 이른다.
이렇게 보면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하면 월드컵 출전도 보장된다는 말이 성립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확률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일단 이번 대회는 홍명보 감독의 첫 데뷔 무대다. 홍 감독으로서는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을 시험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고무열 김동섭 서동현 조영철 등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다. 이들이 맹활약한다고 하더라도 유럽파 및 중동파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힘들다. 골키퍼인 정성룡을 비롯해 수비수인 홍정호 김창수 장현수 김영권 등이 그나마 비교 우위에 서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대회 출전 23명 가운데 40~50%선인 9~12명 정도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