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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는 왜 티아구를 원했을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7-15 15:19 | 최종수정 2013-07-16 08:01


사진캡처=독일 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바이에른 뮌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독일 클럽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유럽챔피언스리그, 정규리그, FA컵 3관왕)을 달성했다. 그들이 구사한 '게겐프레싱(Gegen Pressing·역압박)'은 세계축구 전술의 주류로 떠올랐다. 팀을 구성한 선수들도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거나, 아직 커가는 단계다. 여기에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까지 데려왔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만들어갈 바이에른 뮌헨은 축구 전문가들의 최고 관심사다. 도무지 손을 댈 약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공격부터 수비, 백업까지 완벽한 전력을 자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적어도 축구 역사에서는 그랬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자신만의 축구를 위해 과감히 변화를 택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5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티아구 알칸타라(22)의 영입을 확정지었다고 전했다. 티아구의 몸값은 2000만 유로이고 옵션에 따라 2500만 유로까지 오를 수 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다.

당초 티아구는 맨유행이 유력했다. 폴 스콜스의 은퇴로 중원에 공백이 생긴 맨유는 일찌감치 티아구를 점찍고 협상을 펼쳐왔다. 그러나 데이비드 모예스 신임 감독이 티아구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며 막판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티아구는 지금 내가 영입하고 싶은 유일한 선수"라며 "특별한 재능을 갖춘 선수는 흔치 않다. 티아구는 이 특별한 재능을 보유한 선수다. 난 티아구를 잘 알고 있고, 이미 칼 하인츠 루메니게 회장과 마티아스 잠머 단장에게 영입을 요청했다"고 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운영진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의견을 존중해 바이아웃(1800만유로)보다 높은 2000만유로에 티아구 영입을 확정지었다.

티아구는 의심할 여지없는 유럽 최고의 재목 중 한명이다. 그는 올여름 열린 유럽선수권대회(21세 이하)에서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며 가치를 입증했다. 전 브라질 축구 스타 마지뉴의 아들인 티아구는 바르셀로나가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였다. 사비 에르난데스의 후계자로 점찍고 공을 들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이끌던 2009년 19세에 불과한 티아구를 1군 무대에 데뷔시켰을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이번 영입 역시 과르디올라 감독이 티아구를 얼마나 높이 평가하는지 잘 보여준 대목이다.

티아구의 영입으로 다음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포메이션도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3-4-3이 유력하다. 사실 바이에른 뮌헨은 미드필드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자원만으로도 포화상태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3-4-3을 완벽히 구축하기 위해 티아구를 선택했다. 티아구는 중앙 뿐만 아니라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티아구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패싱축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티아구의 포지션은 다이아몬드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가 유력하다. 기존의 하비 마르티네스는 중앙 수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같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택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거세다. 선수단 구성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시즌 환상적인 활약을 펼친 토니 크루스, 바스티안 슈바인스타이거, 루이스 구스타보 같은 스타들 중 한명이 벤치에 앉아야 한다. 수비는 더하다. 지난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단테 역시 주전 확보가 불확실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스리백에서는 전문 수비수들을 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의 유망주들에게도 치명적인 소식이다. 자칫하면 지난시즌 완성한 완벽한 팀워크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과연 과르디올라 감독의 변화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의 성공 여부는 티아구 카드의 성공 여부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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