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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산전이 끝난 후 김인완 대전 감독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부산전은 반전의 신호탄이었다.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희망의 징조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야심차게 영입한 콜롬비아 출신의 외국인선수 플라타가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플라타의 가세로 팀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가 퍼졌다.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났다. 김병석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은 날카로워졌고, 수비진도 개막 후 첫번째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과감한 압박과 빠른 공격전개를 추구하던 김인완식 '생존 축구'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세를 탄 지금,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감독 교체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저런 감독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 교체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듯 하다. 칼을 뽑을 것이었다면 더 빨리 뽑았어야 했다. 대전은 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외국인 선수 카드를 이미 써버렸다. 새로운 감독이 와도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지금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꾀하는 것이 낫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 2.5팀(13, 14위 자동강등, 12위는 2부리그 1위팀과 플레이오프)이 강등된다. 대전은 지난해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팀을 잔류시킨 유상철 감독 대신 김 감독을 선택한 것도 힘겨운 강등싸움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100%는 아니지만 자신의 스타일로 팀을 재편했다. 몸값이 비싼 선수들은 영입하지 못했지만, 김 감독이 가능성을 믿고 데려온 선수들이다. 이들은 타구단에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이다.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이 '숙소귀신'이란 별명을 얻은 이유도 이들의 빠른 성장을 위해 지도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본래의 기량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독 교체로 다시 한번 팀을 재편한다면 강등은 불보듯 뻔하다. 물론 교체로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클래식은 이제 후반기 세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강등전쟁을 위한 진짜 싸움은 8월에 이어진다. B그룹에 떨어진다고 해도 스플릿 리그가 남아있다. 지금이야 말로 변화보다는 더 큰 힘을 실어줄 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