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는 없었다. 단 하루 계급장을 떼고 싸울 두 팀의 모습이다.
2013년 K-리그 올스타전에 나서는 팀 클래식(1부리그)과 팀 챌린지(2부리그)가 나란히 승리를 다짐했다.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잃을게 없다. 승부를 앞둔 팀 챌린지의 각오는 호방했다. 조동현 팀 챌린지 감독은 "자존심 대결이다. 팀 미팅에서 만난 선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상대의 면면이 만만치 않지만,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팀 챌린지를 대표해 나선 이근호가 거들었다. "의미있는 대결이다. 챌린지 선수를 대표해 군인정신으로 싸울 것이다. 형님들에게 본떼를 보여주겠다." 올스타전에 가세한 해외파들에 대해선 "해외파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 내 말이 먹힐진 모르겠다"고 웃으며 "최선을 다해 뛰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챌린지 코치로 나선 이우형 감독은 한 술 더 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조 감독이 지겠지만, 내 나름대로 책임을 질 것이다. (팀 클래식에) 패하면 삭발을 생각해 볼 것이다."
팀 클래식은 한결 여유로웠다. '뷰티풀 게임'을 다짐했다. 최용수 팀 클래식 감독은 "매 경기 이기고 싶지만, 리그 3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경기라 더욱 의욕이 넘친다.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상대는 많은 대표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우리도 팬들의 선택을 받은 최고의 선수들이 나선다. 많은 팬들 앞에서 좋은 승부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팀 클래식의 코치인 박경훈 감독은 "코치 신분이니 최용수 감독을 잘 보좌하겠다"고 농을 치면서 "사실 프로 4년차인데 서울을 한 번도 못 이겼다. 뭔가 얻어가고자 최용수 감독과 밤 늦게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전혀 말을 안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최 감독이 '뱃살텔리'가 화제였는데, 나는 내일 군살 없는 복근을 선보이겠다"는 파격선언도 했다. 김남일은 "상식적으로 민간인이 경찰과 군인을 이기긴 힘들다"며 "스타전이지만 승부는 승부다.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리그의 축제지만, 가슴 한켠은 썰렁하다. A대표팀의 부진이 못내 아쉽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행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0대1로 패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실패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주먹감자'와 숱한 도발에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A대표팀의 일원에서 올스타전의 한 축으로 나서게 된 김남일과 이근호는 분위기 반전을 다짐했다. 김남일은 "브라질월드컵에 진출하기는 했으나 과정을 떠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근호도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해 아쉬운 감이 많다. 책임을 통감한다. 하지만 내일 K-리그 최대의 축제가 펼쳐진다. 올스타전을 계기로 실망을 성원으로 바꾸고 싶다. 재미있고 열정적인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