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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최강희호가 18일 오후 9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승점 14점(4승2무1패·골득실 +7)으로 1위, 이란이 13점(4승1무2패·골득실 +5)으로 2위에 포진해 있다.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이 11점(3승2무2패·골득실 +1)으로 3위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각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최강희 감독과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설전으로 최종전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무성한 말들,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라운드에서 골로 얘기해야 할 때다. 최후의 매치, 3가지 키포인트를 짚어봤다.
도박은 금물, 냉정해야 된다
이상 과열 조짐이다. 어느 팀이든 흥분하면 진다. 케이로스 감독, 주장 네쿠남의 도발은 중요하지 않다. 지워야 한다. 심리 전술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 최강희호는 더 냉정해야 한다.
이란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한국과 1대1로 비기며 월드컵 진출이 좌절됐다. 후반 6분 네쿠남이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경기 종료 9분 여를 남겨두고 박지성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땅을 쳤다. 4년이 흘렀다. 이란은 더 이상 눈물은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케이로스 감독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을 수년간 보좌하며 수석코치를 지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는 승부수를 던질 줄 아는 사령탑이다. 도발로 원정 부담을 털고 내부 결속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는 분위기 균열을 바라고 있다. 칼끝은 최 감독을 향해 있다.
이란전, 도박은 금물이다. 태극전사들은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자칫 상대 전략에 말려들 경우 대사를 거스를 수 있다. 최강희호는 이제 마침표만 남았다.
공수밸런스 유지에 사활
공격과 수비, 어느 한쪽에 편중되면 안된다. 90분내내 철저하게 공수밸런스를 유지해야 한다. 이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2004년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한국은 이란과의 최근 10경기에서 2승4무(한국 PK승 포함)4패로 열세다. 이란은 뛰어난 체격 조건과 기술을 겸비하고 있다. 12일 레바논을 4대0으로 완파하며 흐름도 상승세다.
물론 주눅들 필요는 없다. 시간은 최강희호의 편이다. 태극전사들도 이란을 넘을 기량을 갖추고 있다.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 중심을 잡기 위해선 중원 장악이 필수다. 미드필드에 숫자를 많이 둬 밀리지 않아야 된다. 압박도 필요하다. 상대가 볼을 잡으면 2~3명이 에워싸 활로를 끊어야 된다. 공격시에는 역할 분담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전개 플레이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수중전 변수도 넘어야 한다
우즈벡전에 이어 또 수중전이다. 기상청은 18일 밤 울산에 비가 올 확률이 90%라고 했다. 폭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변수다. 비가 오면 선수들의 체력은 일찍 고갈된다.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 교체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그라운드 환경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 물을 머금은 잔디에서는 예상밖의 패스가 나올 수 있다. 볼이 그라운드 위를 지나면서 마찰이 줄어들어 속도가 붙는다. 볼키핑 능력이 중요하다. 그라운드에 물이 고이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롱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의외의 골이 터질 수 있다.
장맛비가 하늘의 세리머니로 채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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