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신기자의 開口]최감독, 고집-편애 모두 버려야 한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3-06-05 09:47 | 최종수정 2013-06-05 09:51


파주NFC에서 대표팀 훈련 도중 생각에 잠겨있는 최강희 감독.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3월에 카타르전이 있었다. 내내 지켜봤다. 답답했다. 겨우 2대1로 이겼다.

5일 새벽, 레바논전을 치렀다. '이번에는 다르겠지'라는 기대를 했다. 실망이 컸다. 신의 도움(?)으로 겨우 1대1로 비겼다. 달라지기는 커녕, 더 못했다. 그래서 든 생각이 '이대로는 정말 안되겠다'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레바논전 필승을 약속했다. "레바논전에는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무조건 이겨서 승점 3점을 따도록 하겠다." 당연한 말이었다. "그라운드 사정이나 환경이 좋지 않다. 그런만큼 효율적으로 득점할 수 있는 경기를 운영하겠다. 90분 경기에 모든 걸 쏟아 붓겠다." 역시 당연한 말이다. "(이기면)홈으로 돌아온 이후 조금 여유가 있을 것이다. 그 때는 모두 만족할 결과와 내용을 준비하겠다." 모두가 기대했던 바였다.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최악이었다. 골대 불운, 그건 핑계가 안된다. 운을 탓할 게 아니다. 침대 축구, 다 예상했었다. 변명거리가 안된다.

경기 뒤 최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열심히 준비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안타깝다. 감독의 잘못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유감이다." 맞다. 감독의 잘못이 크다.

개인적인 감정, 그런 거 없다. 개인적으로 최 감독을 좋아한다. 같이 식사를 했는데 뛰어난 '예능감'에 호감을 가졌다. 고집스런 모습도 싫어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떠나 공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최 감독께서 잘못하셨다.

물론 결과가 좋다면 모든 게 좋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결과가 최악이다. 그간의 일들이 당연히 도마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던 부분들 말이다.


멀리 볼 것 없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만 보자. 기성용 구자철이 빠졌다. 부상과 경기감각이 문제가 됐다. 기성용은 경고누적으로 어차피 레바논전에 뛰지 못한다.

');}
뒷말이 나왔다. '카타르전을 앞두고 결혼설로 분위기를 흐트러뜨린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기성용 부상으로 3주 정도 못 뛰었다. 1주일 이상 경기를 못하면 회복기간이 길어진다. 대표팀은 그럴 여유가 없다. 28명 정도를 선발해 레바논 원정에 대비하고 이후 나머지 선수들로 경기를 치르려고 했지만 팀이 산만해지고 이원화의 문제가 있다. 25명의 선수들로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나름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

하지만 잘 됐을 때의 일이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대표팀을 두고 가장 고민하는 사람, 최 감독일 것이다. 아니, 확실하다. 모든 결정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왔을 것이다. 결과에 가장 아파할 사람도 당연히 최 감독이다.

그런 부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그의 '고집', '편애'가 문제가 돼 왔다. 결국은 빌미가 됐다.

그러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것이 성과가 없었다면 답은 간단하다. 잘 못 됐던 것이다. 고집해서는 안된다. 폼이, 스타일이 중요한 때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 8회 진출이 중요하다.

얼마전 읽었던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멈추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감정에 휩쓸리지 마라. 내가 모르는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라.' 잠깐 멈추자. 돌이켜 보자. 감정이나 스타일, 벗어던지자. 놓친 것은 없었는지, 잘못된 것은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국민들의 열망은 월드컵이다.

이제 막바지다.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전이 남았다. 다행히 홈경기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타전을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경기를 하겠다. 선수들과 문제점을 잘 분석해서 남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준비도, 생각도 너무나 중요한 때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