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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카타르전이 있었다. 내내 지켜봤다. 답답했다. 겨우 2대1로 이겼다.
하나도 지키지 못했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최악이었다. 골대 불운, 그건 핑계가 안된다. 운을 탓할 게 아니다. 침대 축구, 다 예상했었다. 변명거리가 안된다.
경기 뒤 최 감독의 말을 들어보자. "열심히 준비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안타깝다. 감독의 잘못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유감이다." 맞다. 감독의 잘못이 크다.
그런 것을 떠나 공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최 감독께서 잘못하셨다.
물론 결과가 좋다면 모든 게 좋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결과가 최악이다. 그간의 일들이 당연히 도마위에 오를 수 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던 부분들 말이다.
멀리 볼 것 없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만 보자. 기성용 구자철이 빠졌다. 부상과 경기감각이 문제가 됐다. 기성용은 경고누적으로 어차피 레바논전에 뛰지 못한다.
하지만 잘 됐을 때의 일이다.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대표팀을 두고 가장 고민하는 사람, 최 감독일 것이다. 아니, 확실하다. 모든 결정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왔을 것이다. 결과에 가장 아파할 사람도 당연히 최 감독이다.
그런 부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그의 '고집', '편애'가 문제가 돼 왔다. 결국은 빌미가 됐다.
그러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것이 성과가 없었다면 답은 간단하다. 잘 못 됐던 것이다. 고집해서는 안된다. 폼이, 스타일이 중요한 때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 8회 진출이 중요하다.
얼마전 읽었던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멈추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감정에 휩쓸리지 마라. 내가 모르는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보라.' 잠깐 멈추자. 돌이켜 보자. 감정이나 스타일, 벗어던지자. 놓친 것은 없었는지, 잘못된 것은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국민들의 열망은 월드컵이다.
이제 막바지다.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전이 남았다. 다행히 홈경기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타전을 결승전처럼 생각하고 경기를 하겠다. 선수들과 문제점을 잘 분석해서 남은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준비도, 생각도 너무나 중요한 때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