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축구'서울수비의 항변"우리도 맘먹고 내려서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5-29 15:46


사진제공=FC서울 구단

"우리도 맘만 먹고 내려서면 진짜 실점 안할 자신이 있다."

서울 수비수 최효진이 수비부진에 대한 세간의 평가에 대해 항변했다. 29일 오후 전남과의 12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경기도 구리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FC서울의 기자회견장엔 최용수 감독과 수비수 최효진, 김주영이 함께했다. 12경기에서 21골을 허용한 수비진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었다. "수비가 약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실점이 적다. 리그에서 실점이 많은 것은 수비보다 공격 중심으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내려서기로 맘만 먹으면 진짜 실점 안할 자신이 있다. 감독님이 공격축구를 추구하시다 보니…"라며 웃었다. "미안하네" 옆자리에 앉은 최 감독의 농담에 웃음이 터졌다. "선수들이 영상을 많이 보고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실점 부분은 틀림없이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감독 역시 공격축구에 대한 변함없는 소신을 피력했다. "개막전을 앞두고 K-리그 팬들을 위한 정말 공격적인 축구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 이기고 있을 때 실점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축구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화끈하고 재밌는 공격축구 예찬론을 이어갔다. "현재 리그에서 결과는 썩 좋지 않지만, 더 재밌는 축구를 해야 한다. K-리그가 위기 아니냐, 유럽축구는 0-3으로 지고 있어도 추격골에 열광한다. 그런 장면들에는 감동이 있다. 우리도 멀리 좀 내다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비수 입장에서 힘들 수 있지만 최 감독의 공격축구론엔 선수들도 한마음이었다. 센터백 김주영 역시 "솔직히 말하면 좋다. 축구는 재밌고 즐거워야 한다. 지루한 경기는 선수들도 싫어한다"며 공감을 표했다.

12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4골을 주고받는 대혈투를 펼쳤다. '재밌는 공격축구''팬을 위한 K-리그'의 좋은 예였다는 말에 정작 당사자인 김주영은 발끈(?)했다. "전혀 모범적인 예가 아니었다." 수비수 입장에서 2골을 먼저 넣은 후 4실점을 허용한 것이 못내 원통했다. "경기 끝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감독님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골 많이 넣은 점을 칭찬하셨지만 좋지 않은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최 감독은 피말리는 승부속에서 '이것이 축구구나'라는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4실점 중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나왔다. 마라냥 앞에 뚝 떨어진 공과 페드로의 등맞는 장면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 공이 만약 우리쪽으로 떨어졌다면 순리적으로 승점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축구라는 것이 늘 일방적으로는 가지 않는다. 운도 작용한다. 인저리타임 4대4로 비기면서 '참 이런게 축구구나' 하는 희열을 느꼈다. 짧은 시간에 승부가 결정되고, 내일 또 도전하게 되고…"라며 웃었다.

8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는 전남을 상대로 필승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로 규정했다. "홈에서 승리가 필요하다. 상대도 젊은피들의 힘으로 하나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상위권과 승점 갭이 벌어지게 되면 어둠의 그림자가 우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3주 휴식기동안 즐겁게 다음 라운드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말했다. "하석주 감독이 짧은 시간에 끈끈한 팀으로 잘 만들고 있는 것같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보면서 출전 기회를 주는 도전적인 자세가 좋아보인다"는 찬사로 상대 사령탑을 예우했다. "전남은 젊은 친구들로 이뤄진 좋은 팀이다. 홈에선 공격적으로, 원정에선 안정적으로 나선다. 개인 스쿼드만 비교했을 때 객관적으로 우리가 앞서는 건 사실이지만, 전북 수원의 예에서 보듯 축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칫 전남이라는 팀이름만 보고 접근했다가는 힘든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긴장감을 표했다. 12경기 11실점의 '짠물수비' 전남을 뚫을 비책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표했다. "우리는 제주전에서 이미 보여줬다. 제주전 전반 스리백 상황에서 2골을 넣었다. 우리는 내려서는 수비에 적응돼 있다. 전남은 원정에서 많은 수비숫자로 강한 압박을 하는 팀이다. 전남으로서는 비겨도 성공하는 게임이지만 우리는 이겨야 한다. 한번의 찬스에 반드시 득점하겠다"는 말로 승리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구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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