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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관문이 있다. 벽을 넘지 못하면 한 가지씩 지워야 한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FC서울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 클래식 4팀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했다. 수원과 포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이어 전북이 8강 진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북도 이제 호흡이 가장 긴 정규리그에 올인해야 한다.
1위 포항(승점 23)과 상위리그 잔류 커트라인인 7위 부산(승점 17)의 승점 차는 6점에 불과하다. 전북은 6위(승점 18)에 포진해 있다. 수원, 전북, 부산, 서울, 전남, 경남의 경우 한 경기를 덜 치렀다. 순위 경쟁은 더 살벌해졌다.
박경훈의 한, 최용수의 ACL 8강 보약
제주는 서울만 떠올리면 치를 떤다. 2010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 10월 제주 지휘봉을 잡은 박경훈 감독이 단 한 번도 넘지 못한 팀이 서울이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제주가 곧 미소다. 2011년 4월 26일 감독대행에 오른 그의 데뷔전 상대가 제주였다. 첫 승 제물이었다. 빗속 혈투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서울은 2008년 8월 27일 이후 제주전 15경기 연속 무패(10승5무)를 달리고 있다. 제주 원정 성적도 화려하다. 2006년 3월 25일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5승5무)다.
제주와 서울이 26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맞닥뜨린다. 제주는 '전쟁'이라고 선언했다. 박 감독은 무승 사슬을 끊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의 제주는 2위(승점 22)에 올라있다. ACL 8강에 오른 상승세의 최 감독은 클래식도 결코 포기할 수 없단다. 그는 "승리하면 발걸음이 가벼워 체력적인 부담도 덜하다"고 했다. 9위 서울(승점 13)에게는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기회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전북 반전의 틀 마련할까, 포항은?
22일 가시와와의 원정경기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전북은 아픔이 크다. 행보가 무겁다. 고비를 넘어야 한다. 전북은 26일 오후 2시 춘천종합운동장에서 강원과 충돌한다. 강원에는 유독 강했다.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원정에서는 전승(5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체력적인 부담과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고민이다.
선두 포항도 주춤하다.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이다.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26일 상대는 유일한 무승 팀인 최하위 대구(승점 5)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 포항은 대구만 만나면 재미를 보지 못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이다. 선두 수성을 위해서는 징크스를 깨야 한다.
항구도시 부산과 인천의 빅뱅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올드보이' 김남일 이천수 설기현의 인천, 기운이 심상찮다. 정규리그 4위(승점 20)에 올라 있다. 어느 팀과 만나도 결코 밀리지 않는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윤성효 감독의 부산도 흐름이 좋다. 홈에서 무패(3승3무)를 달리고 있다. 7위(승점 17)에 포진해 있다. 인천은 최근 부산전에서 2경기 연속 무패(1승1무)를 기록했다. 상승세인 두 팀의 만남, 상위권 순위 구도에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
2연패의 수원은 26일 전남 원정길에 오른다. 반전을 노린다. 하지만 전남도 만만치 않다. 7경기 연속 무패(2승5무)로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