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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오 감독대행 "우리 선수들이 영리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05 16:58 | 최종수정 2013-05-05 16:58



전북이 체력적, 수적 열세를 넘고 FC서울을 요리했다.

전북은 어린이 날인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0라운드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서울징크스'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전북은 2010년 8월 25일 이후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의 늪(3무4패)에 빠져 있었다.

전북은 체력적인 한계를 안고 출발했다. 광저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후 2일 귀국했다. 1일 광저우전에선 총력전을 펼친 끝에 16강에 진출했다. 반면 서울은 이날 태국의 부리람과 홈에서 격돌했지만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사실상 2군을 투입했다.

집중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은 볼점유율 62대38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전반 27분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데얀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최은성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전북은 후반 8분 역습 한방으로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이승기가 차두리를 따돌린 후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후반 5분 경고를 받은 이승기는 골을 넣은 후 유니폼을 머리까지 들려올려 또 다시 경고를 받아 퇴장당했다. 전북은 수적열세였다. 정신력이 돋보였다. 전북은 서울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았다. 서울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북은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 사슬을 끊고 승점 17점(5승2무3패)을 기록했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서울전 7경기 연속 무승이었는데 승점 3점을 따 기쁘다. 경기전에 얘기했듯이 서울은 수비시 다 내려가서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이승기의 골 직후 곧바로 퇴장이 나왔는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하나가 돼 실점을 하지 않았다. 서울전에는 항상 퇴장이 계속 나와서 다음부터 서울 경기할 때 선수를 한 명 빼고 훈련시켜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승기의 퇴장에 항의한데 대해 "이승기의 퇴장은 알고 있었다. 항의한 이유는 두 번째 카드가 아니고, 첫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던 상황 때문이었다. 이승기 첫 파울이었다. 에스쿠데로는 강력한 파울을 3차례나 했는데 말로만 제지했다. 한 번 파울에 옐로카드를 준 데 대해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광저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다같이 내려와 수비를 해 준 것이 큰힘이었다. 김상식이 뛰는 경기는 무실점 경기가 많다. 골 먹은 적이 없다. 베테랑 선수라 중심을 잡아 줘 조직력에 큰 힘이 된다. 최은성의 선방도 칭찬해주고 싶다. 옛날에 홈 경기를 할 때 골대운이 다른쪽에 있었다. 오늘은 전주성에 골대 운이 있었다"고 밝혔다.

승인은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선수들의 영리함이었다. 이승기가 골넣고 퇴장을 당했을 때 선수들이 알아서 시스템에 변형을 줬다. 내 생각을 읽었다. 말하지 않아도 조직력이 만들어져 있었다. 영리한 선수들이 많으면 이해력이 빠르다. 영리함과 임기응변이 승패를 갈랐다"며 "어린이 날이다. 경기장을 찾은 모든 어린이에게 승리를 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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