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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첫 풀타임' 이천수 "욕 먹기 싫어서 죽기 살기로 뛰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16 22:26


16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13 프로축구 전남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다. 인천 이천수가 프리킥이 전남 골문을 벗어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4.16.

그가 인천의 베스트 11으로 돌아왔다. '인천맨' 이천수(32·인천)가 16일 전남전에서 K-리그 무대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선발 출격했다. 그에게 제한된 시간은 없었다. 종료 휘슬이 부는 순간, 이천수가 멈췄다. 첫 선발 출전부터 풀타임을 소화한 이천수에게 전남전은 감회가 남다른 경기였다.

얄궂은 운명이다. 상대가 하필 전남이었다. 이천수는 2009년 전남에서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팀을 무단 이탈했다. 임의탈퇴의 철퇴가 내려졌다. 해외무대를 전전하던 그는 지난 1년간 무적신세로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다. 전남이 2013년,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이탈퇴를 철회했고 이천수의 그라운드 복귀가 성사됐다. 3월 31일 대전전에서 교체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2009년 6월 20일 전북전 이후 1381일 만에 감격스러운 복귀전을 치렀다. 이후 포항전에서 25분을 소화한 뒤 세 경기만에 선발로 나서며 복귀 후 가장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냈다.

경기를 마친 이천수는 "1년 6개월여만에 선발 출전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주신 경기였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선발 복귀 소감을 밝혔다. 당초 김봉길 인천 감독은 45분 출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하프타임때 이천수가 뛰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리고 이천수는 풀타임을 활약했다. 사실 후반 30분 이후 쥐가 난 상황이었지만 이천수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수비에 치중도 했고 죽기살기로 열심히 했다"면서 "솔직히 욕먹기 싫었다"고 밝혔다.

전남을 상대로 풀타임을 뛰어서 더 특별했다. 이천수 자신도 경기 전부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전남전 하면 어떻게든 감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전남전이 아닌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경기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경기했다"고 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경기전 이천수의 선발 출격 사실을 안 뒤 "외국에서도 친정팀을 상대할 때 세리머니는 자제하더라. 전남에서 (임의탈퇴를) 풀어줬으니 혹시 골을 넣더라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 본인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천수는 "나도 경기 전부터 혹시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도 전남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말 감사하다"면서 "경기 뒤 전남 서포터즈에게 인사를 했다. 경기 중에는 야유를 보내셨지만 끝나고 박수를 보내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라 감회가 새로웠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컸다. 특히 세 차례 연결한 프리킥에 대한 아쉬움이 진했다. 그는 "연습할 때 연습했던 자리였는데 연습과 실전은 달랐다.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쌓으면 더 좋아질 것이다. 힘 조절을 더 연구해야 하고 감각도 더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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