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퇴축구' 울산 현대가 올시즌 첫 연승을 질주했다.
울산은 3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김신욱의 결승골과 김승용의 추가골, 후반 박용지의 쐐기골에 힘입어 강원FC를 3대0으로 완파했다.
이날 울산은 미드필더 운영이 수월해졌다. 부상 중이던 김성환이 돌아왔다. 김동석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돌아오자 일본 출신 미드필더 마스다는 본연의 공격성을 드러냈다. 그동안 마스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펼쳐지기 전 "축구는 확률보다는 까봐야 알 수 있는 종목이다. 예측이 불허하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뒤지지만 내심 의외성을 바랐다. 이변을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김 감독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울산이 빠른 시간 안에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 용이 상대 수비수 뒷 공간으로 찔러준 롱패스를 쇄도하던 한상운이 오른 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마무리는 '고공 폭격기' 김신욱이 맡았다. 김신욱은 노마크 찬스에서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강원을 더 매섭게 몰아쳤다. 왼쪽 측면에서 한상운이 올린 프리킥을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강민수가 헤딩으로 문전으로 연결, 김성환과 마스다가 잇따라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수비수에 맞고 튕겨 나왔다.
이 용과 호베르토의 저돌적인 돌파로 전재호가 버티던 강원의 왼쪽 측면을 허물던 울산은 전반 33분 추가골을 얻었다. 호베르토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성환이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김신욱이 재치있게 가랑이로 흘려준 뒤 문전 혼전 상황이 발생했다. 이틈을 타 김승용이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울산은 후반 수비력을 강화했다. 후반 19분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환 대신 최보경을, 후반 27분 중앙 수비수 김치곤 대신 박동혁을 교체투입했다.
그러면서 울산은 '철퇴'를 날렸다.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으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후반 32분에는 한상운의 패스를 쇄도하던 김신욱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수비수에 맞고 튕겨 나왔다.
결국 '철퇴' 전략이 통했다. 후반 39분 역습 찬스에서 김신욱이 아크 서클로 밀어준 패스를 호베르토가 잡다 놓치자 신인 박용지가 지체없이 끌고 들어가 왼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울산은 이날 세 골을 넣긴 했지만 좀 더 골 결정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울산은 후반 41분에도 완벽한 득점 찬스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호베르토가 쇄도하던 박용지에게 재치있는 힐패스를 연결했다. 박용지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낮게 깔아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아쉽게 오른쪽 골 포스트를 벗어나고 말았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스루패스를 받은 호베르토가 상대 오프사이드를 허물며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