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전남전에 ACL 해답 있다" 속내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3-28 10:18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사진공동취재단

"어휴, 다치는 선수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머쓱한 웃음을 짓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45)이다.

걱정이 될 만하다. 3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를 시작으로 지옥의 1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클래식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선수풀을 최대한 돌리는 방법 밖에 없다. 황 감독은 "초반 4~5경기 결과가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 일단은 플랜A, 플랜B 로테이션 체제로 뚫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초반 4~5경기 일정 중 황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승부는 무엇일까.

다가오는 전남과의 '포스코 더비'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는 포항이 한 수 위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린 전남은 클래식 3경기서 1무2패로 전체 14팀 중 12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하석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고 있으나, 아직까지 완벽한 전력을 다지지 못한 상황이다. 이럼에도 황 감독이 전남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ACL 2연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남과 히로시마 두 팀의 스타일이 비슷하다. 면면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빠르고 세밀한 플레이가 주무기다. 전남전은 히로시마와의 2연전을 치르는데 큰 공부가 될 것이다." 히로시마는 ACL 2경기서 연패하면서 G조 최하위로 처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J-리그 우승을 차지한 만큼 무시할 만한 전력은 아니다. 지난해 22골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사토 히사토가 개막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재활해왔으나, 포항전에 복귀할 것이 유력하다. 포항은 베이징, 분요드코르와 각각 무승부를 거두면서 조 3위에 그치고 있다.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출전권을 잡기 위해서는 히로시마전에서 승점 4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황 감독은 "히로시마전이 ACL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남전을 준비하는 포항은 부상자 문제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휴식기를 앞두고 부상했던 공격수 박성호와 고무열이 최근 회복해 팀 훈련에 참가 중이다. 하지만 황진성 노병준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박성호 고무열도 포항전 출전을 장담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황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은 휴식기의 소득"이라면서도 "4월에는 선수단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전남과 맞붙을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당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기억을 되살릴 것"이라고 자신감까지 숨기진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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