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의 사나이' 한상운 "'먹튀' 소리 안듣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3-06 16:48 | 최종수정 2013-03-07 08:18


한상운. 사진제공=울산 현대

2년 전, 한상운(27)은 구름 위를 걸었다. 부산 소속으로 9골-8도움을 올렸다. 플레이가 '왼발의 달인' 판 페르시(맨유)를 연상시킨다해서 '한페르시'라는 멋진 별명도 얻었다. 한상운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1년 겨울, 성남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적료는 15억원(추정치)이었다. 여기에 5억원의 가치가 있는 장학영까지 더해졌다. 몸값은 2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듬해 2월, 생애 첫 A대표로도 발탁됐다. 최강희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한상운은 우즈베키스탄전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쿠웨이트전에 출전했다. 환희는 이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시즌 초반 오른발목 부상으로 극심한 골 결정력에 시달렸다. 16경기에서 1골-1도움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먹튀' 논란이 일었다. 결국 한상운은 성남으로 이적한 지 반년 만에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로 떠나야 했다. 당시 몸값도 15억원으로 추정됐다. 부푼 꿈을 안고 건너간 일본에서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상운은 "일본에선 주위 모든 분들이 신경을 많이 신경써주셨다. 그런데 허벅지와 근육 파열로 두 달을 쉬었다. 제대로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부상과 재활만 반복하면서 지냈다"고 회상했다.

한상운은 다시 반년 만에 국내 무대로 유턴했다. 행선지는 울산이었다. 김호곤 감독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때도 몸값은 15억원이었다. 한상운은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소화했다. 다시 '비상'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2일 국내 복귀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모습이었다. 한상운은 "전체적으로 하나도 만족한게 없는 경기력이었다. 좀 더 좋은 플레이를 원하는 팬들이 많았을텐데 부족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거액의 몸값에 걸맞지 못한 플레이에 대한 부담은 컸다. 그는 "부담이 없으면 거짓말일 것이다. 몸값이 높기 때문에 한 경기마다 평가가 정확하게 나오는 것 같다. 부산에 있을 때는 4~5경기에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팬들이 기다려줬는데 이적한 뒤에는 바로 평가가 따라 부담스럽다"고 했다.

한상운의 2013년 키워드는 '부활'이다. 그는 "'먹튀'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부담감 해소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으로 해결하겠단다. 한상운은 "특별한 부담감 해소법은 없다. 경기장에서 내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나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신 팬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일단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되겠다'라는 생각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상운의 부활 찬가는 언제 울릴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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