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개막 D-5]2013년 K-리그 클래식 '4강-3중-7약' 구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2-25 18:09 | 최종수정 2013-02-26 08:34


그래픽=김변호 기자

3월 2일, 프로축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1983년 태동한 K-리그는 2012년 한 세대를 마감했다. 2013년 새로운 30년이 시작된다. 30주년을 맞은 K-리그는 올해가 1, 2부 승강제 원년이다.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이 2일 막이 오른다. 지난해 리그를 제패한 FC서울과 FA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의 개막전을 필두로 9개월간의 레이스에 돌입한다.

살벌하다. 클래식에는 '스플릿 시스템(split system)'이 재도입된다. 14개팀이 26경기를 치른 뒤 상위 7개팀과 하위 7개팀으로 나뉘어진다. 1~7위와 8~14위팀간에 홈앤드어웨이로 12경기를 더 치른다. 그룹 B의 13, 14위는 2부로 강등되고, 12위는 2부 리그 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스포츠조선 축구전문기자 8명은 겨울이적시장을 통한 각 팀의 전력 변화, 사령탑의 리더십, 위기대응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클래식 구도를 그려봤다. 4강(서울, 전북, 수원, 울산)-3중(성남, 포항, 부산)-7약(제주, 전남, 인천, 대전, 경남, 대구, 강원)으로 밑그림이 나왔다.

4강-전북과 서울의 극강 구도 속 수원-울산의 반전

2010년을 전후해 K-리그에는 '우승 로테이션'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과 전북이 양분하고 있다. 2009년 전북, 2010년 서울, 2011년 전북, 2012년 서울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서울과 전북은 마지막까지 피튀기는 우승 전쟁을 펼쳤다.

올시즌도 전북과 서울의 극강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복수로 꼽은 우승후보 중 7명이 전북, 5명이 서울을 선택했다. 전북은 겨울이적시장의 핵이었다. 대전의 주포 케빈을 필두로 광주의 미드필더 이승기, 서울의 박희도, 대구의 송제헌 등을 1차적으로 품에 안으며 공격과 중원을 보강했다. 이어 인천 수비의 주축인 국가대표 정인환과 오른쪽 윙백 이규로, 수비형 미드필더 정 혁을 영입했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이 '닥공(닥치고 공격)+닥수(닥치고 수비)'를 자신할 만큼 진용의 힘이 느껴진다.

서울은 윤일록의 가세가 유일한 영입이었다. 반면 박희도 김태환 이종민 등이 이적했다. 정조국 김동우 문기한 등도 군입대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베스트 전력에 큰 누수는 없다. 최용수 감독은 웃고 있다.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새로운 저력과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그의 출사표다.


전통의 강호 수원과 울산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수원은 정대세와 이종민 이현웅 홍 철, 브라질 출신의 핑팡을 영입했다. 사령탑으로 첫 문을 여는 서정원 감독은 공격 축구로 반전을 노린다. '철퇴축구' 울산도 새 옷으로 갈아 입었다. 중앙수비수 곽태휘 이재성, 수비형 미드필더 에스티벤, 공격수 이근호가 팀을 떠났다. 빈자리는 브라질 출신의 까이끼, 호베르토, 한상운 박동혁이 메운다.

3중-개혁의 3팀, ACL 진출권을 노린다

3중으로 꼽힌 성남, 포항, 부산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성남은 이름만 빼고 다 갈아치웠다. '자율'을 강조한 신태용 감독 대신 '관리의 대명사' 안익수 감독을 데려오며 색깔을 완전히 바꾸었다. 선수단의 변화도 크다. 김동섭 김태환 이승렬 전상욱 이요한 등 안 감독의 구미에 맞는 선수들로 채웠다. 제파로프, 조르단, 카를로스를 데려오며 외국인 선수도 모두 물갈이했다. 단내나는 동계훈련으로 지난 시즌 패배주의를 지웠다는 평이다.

포항의 개혁도 성남 못지 않다.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시즌 막판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유스출신 선수들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에는 스쿼드가 다소 빈약하다는 평이 이어졌다. 윤성효 감독을 데려오며 공격축구로의 전환을 꾀하는 부산은 그룹A의 막차를 탈 후보로 전망됐다.

7약-그룹A, B의 경계선, 어느 팀이 살아남을까

스플릿시스템의 도입은 K-리그의 지형도를 바꿨다. 어느팀이든 1차 목표는 그룹A 진입이다. 강등권팀을 결정하는 그룹B 행은 지옥행 티켓이나 다름없다. 올시즌은 그룹A 진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보다 늘어난 2.5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 기자들은 4강3중을 제외한 7약팀을 그룹B 유력후보로 예측했다. 예상대로 시도민구단들이 모두 포함됐다. 기업구단 중에는 제주와 전남이 이름을 올렸다. 제주는 윤빛가람이 가세했지만, 지난시즌 에이스였던 산토스와 자일의 이탈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이다. 하석주 체제를 확고히 한 전남도 그룹A에 진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우승후보만큼 관심을 모으는 강등후보 역시 시도민구단들의 몫이었다. 모든 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투자와 보강 없는 시도민구단들이 유력한 강등후보"라고 했다. 가장 많이 꼽힌 팀은 대구였다. 모아시르 감독이 떠나며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이다. 지난시즌 유일하게 그룹A 진입에 성공한 시도민구단이었던 경남도 유력한 강등후보로 꼽혔다. 공수의 핵심이었던 윤일록(FC서울) 이재명(전북)의 공백이 눈에 띈다. 지난시즌 가까스로 살아남았던 강원, 대전도 다시 한번 강등후보로 지목됐고, 짠물수비로 그룹B 1위를 질주했던 인천도 강등후보로 꼽혔다.
김성원 박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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