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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21·함부르크)의 몸값은 이제 예측 불허다. 함부르크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손흥민에 대한 러브콜 전화를 받느라 바빴다. 언론에 공개된 최고 영입액은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제안이었다. 함부르크는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 여름 이적 시장 이후를 생각 중이다. 이제 토트넘이 제시한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는 시작가가 됐다. 시장 상황과 경쟁 정도에 따라서 몸값은 얼마든지 치솟을 수 있다.
몸값 상승의 주요 원인 '포텐'
손흥민 몸값 폭등의 원인은 '포텐'이다.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 쓰이는 단어다. '가능성 혹은 잠재력'이라는 영어 단어 '포텐셜(potential)'을 의미한다. 나이가 어리기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손흥민과 같이 9골을 넣은 선수들 가운데서는 25세 이하 선수들의 가치가 높았다. 마르코 로이스(24·도르트문트)는 2570만 파운드(약 437억원)의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25세를 넘긴 마메 디우프(26·하노버)는 642만 파운드(약 109억원)에 머물렀다. 역시 25세인 닐스 페테르센(베르더 브레멘)도 385만 파운드(약 65억원)에 그쳤다.
손흥민의 적정 몸값은
손흥민의 몸값은 어느 선까지 오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기존 선수들의 사례에 빗대어 예상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잣대는 2010년 말미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했던 '23인의 10대 유망주'다. 당시 18세였던 손흥민도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만으로 2년이 지났다. 이들의 이적 사례를 보면 손흥민의 적정 몸값을 알 수 있다.
23명 가운데 손흥민이 밟을 수 있는 최고의 케이스는 역시 에당 아자르(22·첼시)다. 몸값 역시 최고다. 첼시가 올시즌 아자르를 데려오기 위해 릴(프랑스)에 지불한 돈은 3200만 파운드(580억원)였다. 아자르는 2011~2012시즌 리그1에서 20골을 넣으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자르는 상당히 잘 풀린 케이스다. 첼시가 영입을 추진하던 당시 맨유와 맨시티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물론 현재의 손흥민을 아자르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아자르는 전문 측면 공격수다.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다. 아자르 당시만큼 경쟁이 붙을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도 몸값이 오르려면 '거물' 맨시티가 뛰어들어야 한다. 아직 손흥민 영입에 맨시티가 뛰어들었다는 뉴스는 없다.
손흥민과 가장 가까운 케이스가 바로 스테판 엘 샤라위(21·AC밀란)다. AC밀란은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제노아에 856만 파운드(약 146억원)를 지불했다. 직전 시즌 엘 샤라위는 임대되어 있던 파도바에서 30경기에 나와 9골을 넣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보다는 더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토트넘이 제의한 금액이 1000만 파운드다.
가장 좋은 잣대는 에릭 라멜라(AS로마)다. AS로마는 2011년 리베르플라떼에서 라멜라를 데려올 때 1028만 파운드(약 212억원)를 지불했다. 당시 라멜라는 빅리그에서 검증이 안된 선수였다. 가능성 하나만 보고 거액을 지불했다. 반면 손흥민은 빅리그인 독일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 어느 팀이든지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라멜라보다는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 손흥민의 몸값는 1500만~2000만 파운드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남은 시즌에서 더욱 많은 골을 넣는다면 몸값은 언제든지 더 올라갈 수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