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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 FC서울, 기대반 우려반 시선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2-03 16:13 | 최종수정 2013-02-04 09:18


2012 K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FC서울 최용수감독과 선수들이 25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도 1대0으로 승리한 후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11.25/

불과 두 달여전, 상암벌은 '챔피언 향기'로 가득했다.

FC서울은 1985년, 1990년, 2000년, 2010년에 이어 지난해 다섯 번째 별을 달았다.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 서울의 자존심이다. 올해 목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과 K-리그 2연패를 내걸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기대반, 우려반이다.

적자생존의 시대다. 전북, 수원, 울산 등 우승을 다툴 전통의 강호들은 서울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현대자동차가 모기업인 전북 현대은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공수에 걸쳐 전방위 수술을 마쳤다. 케빈을 필두로 이승기 박희도 송제헌 이재명 정인환 이규로 정 혁 등을 품에 안았다. 수원 삼성은 '인민 루니' 정대세, 브라질 공격수 핑팡과 이종민 이현웅 홍 철 등을 수혈했다. 아시아 챔피언 울산 현대는 한상운 박동혁 마쓰다 호베르또 까이끼 등을 영입하며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서울은 디펜딩챔피언이라는 무늬가 어색할 정도로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전력 보강은 윤일록이 유일하다. 반면 출혈은 있었다. 박희도 이종민 김태환 조수혁이 이적했다. 정조국 김동우 문기한 송승주 김원식 등 5명은 경찰청에 입대했다. 겉으로 큰 문제는 없다.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를 비롯해 에스쿠데로, 아디 등 외인 선수 4명이 건재하다. 김용대 하대성 고명진 고요한 김진규 김주영 한태유 최효진 김치우 최현태 등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력 운용의 연속성에서 큰 흔들림은 없다. 기대감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온도 차는 있다. 지난달 박태하 수석코치의 하차는 선수단 재정비 차원에서 불가피했다. 그러나 올시즌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시도한 선수단 재편은 결국 '무리한 도박'으로 막을 내렸다. 자본에 휘둘렸다. 우승 프리미엄은 없었다. 살림살이 규모는 또 줄었다. 당초 구단은 지난 연말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를 모두 시장에 내놓았다. 서른이 넘은 둘의 나이를 고려했다. 데얀은 올해 32세, 몰리나는 33세다.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느꼈다. 잡음이 있었다.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구단은 최용수 감독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데얀을 제외했다. 지난달까지 몰리나를 영입할 구단을 물색했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몰리나 대체 자원으로 염두에 둔 경남의 까이끼가 울산에 둥지를 틀면서 '빅 트레이드'는 없던 일이 됐다. 수면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선수들도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밖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고민은 또 있다. 지난해 야심차게 발족한 미래기획단은 언제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이다. 미래를 이끌 기대주들의 스카우트에 실패하며 하부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1군과 미래기획단은 따로 놀고 있다. 구단 운영에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서울은 2년 전 아픔이 있다. 2010년 10년 만의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1년 황보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꽃을 피우기도 전에 지고 말았다. 황보 감독은 시즌 초반인 4월 물러났다. 우승후유증이었다. 서울은 그 해 무관에 울었다.

올해 2011년 이루지 못한 2연패 고지를 향해 재출발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구단의 몫이다. 우유부단한 행정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면 아픔이 재현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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