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희 "30년 최초 강등 감독, 책임질 일 지겠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1-28 22:11



광주FC가 마지막 희망을 살리지 못했다. 광주가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43라운드에서 대구에 0대2로 패하며 끝내 강등제의 첫 희생양이 됐다.

강등전쟁의 치열함을 대변하듯 경기 전부터 라커룸에는 겨울의 한파 못지 않은 냉기가 가득했다. 대구를 상대로 승점 1이라도 벌어야 잔류의 희망이 생기는 광주였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애써 긴장감을 감추려 노력했다. 기자들을 만나자 "할 얘기가 뭐가 있겠나"면서 입을 열었다. 강등 경쟁도 피말리지만 팀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이 더 마음에 걸렸다. 이날 광주는 공격수 복이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중앙 수비의 중심인 이 용과 정우인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공-수에서 차와 포를 떼고 대구를 상대해야 한다. 최 감독의 걱정대로 광주는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전반 초반에는 잇따라 대구 골문을 조준하며 위협을 가했지만 전반 26분 인준연에게 선제골을 허용한데 이어 후반 16분 최호정에 추가골까지 허용해 0대2로 패했다. 반면 강등경쟁을 펼치던 강원은 성남을 1대0으로 제압하고 1부리그 잔류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전 역시 전남에 1대3으로 패했지만 광주의 패배를 디딤돌 삼아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우리가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라 몸이 경직됐다. 창단된지 2년된 팀과 경험이 많은 팀의 차이인 것 같다. 광주가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에 있는데 안타깝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강등된 감독이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고개를 숙이고 퇴장하는 선수들의 손일 일일이 잡았다.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선수들을 위로하는 감독의 마음도 편할 리 없었다. 강등의 아쉬움을 전한 최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광주로 돌아가서 거취와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겠다. 내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 최근에 드러난 박병모 광주 단장과의 불화를 의식하듯 "잘 알고 있다시피 단장하고 얘기를 할 수 없지 않나. 시간을 두고 구단주와 책임과 관련해서 얘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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