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의 AFC시상식 참석 딜레마 종지부 찍은 선수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1-28 10:30



'철퇴왕'의 선택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 참석였다.

김호곤 울산 감독(61)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AFC 시상식 참석이 딜레마였다. 시상식은 29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아시아를 정복한 김 감독은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라있다.

문제는 시상식과 K-리그 경기가 같은 날 열린다는 점이다. 부산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3라운드가 예정돼 있다. 울산이 K-리그 잔여 기간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한다고 해도 감독이 벤치를 지키지 못하는 모습은 김 감독도 원치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일생일대의 기회에서 수상을 하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 일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패 우승 신화를 달성한 김 감독은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다시 오지 못할 기회일 수 있다고 주변에서 많이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올해의 감독으로 뽑히면 여섯 번째 수상자가 된다. 한국은 1995년 박종환(일화 천마·현 성남 일화) 1997년 차범근(대표팀) 2002년 거스 히딩크(대표팀) 2003년 고(故) 차경복(성남) 2009년 허정무(대표팀) 감독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사실 김 감독의 딜레마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다름아닌 울산 선수들이었다. 김 감독은 주장 곽태휘(31)에게 자신의 시상식 참석 고민을 털어놓았다. 수상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 미안할 뿐이었다. 그런데 과거부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수상자에서 탈락시킨다는 것이 AFC의 암암리 규정이다.

곽태휘는 김 감독과 얘기를 나눈 뒤 동료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선수들은 '감독님이 ACL 우승으로 수상 후보에 올랐다.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힘을 받고 28일 말레이시아로 넘어간다.

30일에 귀국하는 김 감독은 12월 2일 K-리그 최종전에 사활을 건다. 클럽월드컵 전초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클럽월드컵은 다음달 6일부터 열린다. 12월 4일 일본 나고야로 떠나는 울산은 9일 북중미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몬테레이(멕시코)와 6강전을 치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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