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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왕'의 선택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 참석였다.
김호곤 울산 감독(61)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AFC 시상식 참석이 딜레마였다. 시상식은 29일(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아시아를 정복한 김 감독은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라있다.
김 감독이 올해의 감독으로 뽑히면 여섯 번째 수상자가 된다. 한국은 1995년 박종환(일화 천마·현 성남 일화) 1997년 차범근(대표팀) 2002년 거스 히딩크(대표팀) 2003년 고(故) 차경복(성남) 2009년 허정무(대표팀) 감독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사실 김 감독의 딜레마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다름아닌 울산 선수들이었다. 김 감독은 주장 곽태휘(31)에게 자신의 시상식 참석 고민을 털어놓았다. 수상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 미안할 뿐이었다. 그런데 과거부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수상자에서 탈락시킨다는 것이 AFC의 암암리 규정이다.
곽태휘는 김 감독과 얘기를 나눈 뒤 동료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선수들은 '감독님이 ACL 우승으로 수상 후보에 올랐다.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힘을 받고 28일 말레이시아로 넘어간다.
30일에 귀국하는 김 감독은 12월 2일 K-리그 최종전에 사활을 건다. 클럽월드컵 전초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클럽월드컵은 다음달 6일부터 열린다. 12월 4일 일본 나고야로 떠나는 울산은 9일 북중미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몬테레이(멕시코)와 6강전을 치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