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홍콩 축구 현재와 미래를 손에 쥐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1-25 09:40 | 최종수정 2012-11-26 09:23



'홍콩의 히딩크'김판곤 홍콩 청소년대표팀 총감독(43)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홍콩 청소년대표팀에 이어 A대표팀의 지휘봉까지 잡았다. 대표팀의 전권을 손에 쥔 김 감독의 지도력에 홍콩 축구의 현재와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의 선임은 성적 부진과 선수와의 불협화음으로 최근 경질된 호주 출신의 에니메릭 전 감독이 경질된 이후 빠른 시일 내 이뤄졌다. 홍콩은 지난 10월 홈에서 열린 말레이시와의 평가전에서 0대3 대패를 했고, 국제축구연맹(FIFA)랭킹도 172위까지 추락했다. 올해 150~160위권을 맴돌았던 홍콩이 170위 이하로 떨어진 것은 FIFA랭킹이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홍콩 축구협회가 김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것은 그에게 보내는 신뢰와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김 감독은 "홍콩축구협회와 구단주들이 적극 추천해 다시 홍콩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며 "내년 2월과 10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예선과 동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팀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홍콩 사령탑 부임은 이번이 두 번째다. 홍콩 프로팀 사우스 차이나 감독으로 2008년부터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A대표팀 감독까지 겸임했던 그는 홍콩에서 성공 신화를 썼다. 특히 2009년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동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홍콩 축구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정부 차원에서 축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장기 발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김 감독은 2010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홍콩의 영웅이었다. 별명도 '홍콩의 히딩크'였다.

그는 끝없는 도전을 택했다. 2010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 놓았고 2011년에는 K-리그 경남의 수석코치로 잠시 외도(?)를 했다. 2012년 다시 홍콩 청소년 대표팀 총감독으로 복귀한 그는 이제 대표팀까지 맡으며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홍콩 축구의 미래를 위해 청소년대표팀 총감독직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사실 A대표팀만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이미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대표팀과 청소년 대표팀 모두를 총괄하는 조건으로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과 모든 연령팀이 똑같은 플레이스타일을 구축할 좋은 기회"라며 강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은 이미 치렀다. 지난 14일 한 달 만에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리턴 매치에서 1대1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국제대회 데뷔전은 12월 1일부터 열리는 동아시안컵 예선. 호주 북한 괌 대만과 함께 대결을 펼쳐 예선 1위만이 2013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본선 진출권 따낸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다.

김 감독은 "올해부터 호주가 예선에 편입돼 우승 확률이 쉽지 않다. 그러나 홍콩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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