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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책은 달성했다.
수원 삼성이 아시아 정복의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2년 K-리그 42라운드에서 2대1로 이기면서 남은 두 경기 일정에 상관없이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획득에 성공했다. 승점 73으로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71)와의 승점차가 2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포항이 FA컵 우승으로 ACL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다. 수원은 4위에 머물더라도 'FA컵 우승팀이 3위 이내로 시즌을 마칠 경우 차순위 팀에게 ACL 출전권을 부여한다'는 프로연맹의 해석에 따라 ACL 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5위 울산 현대(승점 62)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수원과의 격차를 뒤집을 수 없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올해도 (울산이) ACL 우승을 달성했고, 내년에도 K-리그에서 우승팀이 나왔으면 한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씁쓸했다. 최대 목표였던 K-리그 우승을 놓쳤다. '4년 주기'를 외치면서 내걸었던 지향점이었다. 리그 초반 파죽지세의 연승으로 바람몰이를 할 때만 해도 수원의 품에 K-리그 우승 트로피가 안길 듯 했다. 하지만 트로피의 주인은 수원이 아니었다. 최대 라이벌 FC서울이 웃었다. 수원이 부산을 잡고 ACL 출전을 확정짓는 순간, 상암벌에서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 올 시즌 수원에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서울이지만, 최후에 웃는 자가 됐다. 수원은 애써 외면했지만, 서울이 '챔피언 찬가'를 불렀다.
올 시즌도 딱 1주일이 남았다. 라이벌이 우승 트로피를 든 시점에서 의욕이 떨어질 만하다. 새로운 화두는 분명하다. 내년 시즌 아시아 무대에서 펼쳐질 새로운 경쟁에서 과연 앞설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수원은 올 시즌 내내 부상 악재를 떨치지 못하면서 베스트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최재수와 이상호, 박태웅 같은 선수들이 중반에 합류하면서 나름대로 숨통을 틔여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결과는 순위로 입증이 됐다. 남은 두 경기는 올 시즌의 아쉬움을 털고 내년 시즌의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
남은 경기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43라운드(29일·원정), 포항과의 최종전(12월 2일·원정)이다. 괜찮은 구도다. 수원은 올 시즌 제주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1패로 팽팽했고, 포항에는 1승2패로 열세였다. 두 팀 모두 ACL에서 맞붙게 될 팀과의 전력차가 크지 않다. 오히려 그 이상이다. 내년에도 상위권에서 싸워야 할 팀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둘 때 희망을 노래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라야 하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