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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상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올라온 결승전이었다. 선수들에게 안방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상대 팀의 축하행사를 봤으면 좋겠느냐. 승리를 해야 한다. 훈련한대로만 하면 된다. 처음부터 상대의 미드필드를 압박해서 알 호스니와 시몬에게 스루패스가 들어가지 않을 수 있도록 주문했다. 잘 지켜줬다. 승리는 선수들의 몫이다"고 밝혔다.
이날 김 감독은 전반을 1-0으로 마쳤지만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호통을 쳤다. 그는 "시작부터 생각했던대로 선수들이 잘 뛰어줬다. 그런데 득점 이후 선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전반전을 잘 넘겨줘서 다행이었다. 사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고함쳤다. 후반전 때 다시 시작하자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김 감독의 머릿 속에는 가족과 선수들의 면면이 스쳐갔다. 김 감독은 "우승하고 난 뒤 가족들이 머리에 스쳐갔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족이 걱정을 많이 했다. 가장으로서 말끔히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는 것이 보람된다. 또 선수들도 끝까지 따라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했다.
힘든 여정이었다. K-리그와 병행하느라 힘든 면이 많았다.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고민을 견뎌낸 김 감독의 노하우였다. 그는 "모든 예선전을 통과한 뒤 고비라고 생각했다. 선수들과 지도자는 다를 수 있다. 감독은 계속 준비를 해야 한다.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했다. 사실 준결승전까지 나도 긴장을 했다. 어려운 고비를 넘었다. 결승전은 좀 나았다. 결승전에 도달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선전보다 편했다. K-리그와 병행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참아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대업은 이룬 김 감독은 쉼표가 없다. "남은 K-리그도 계속해서 벌어진다. 15일 서울전은 대표 선수들이 빠져 선수 구성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 다음은 정상적으로 선수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축구는 월드컵을 계속 출전하고 있는데 클럽월드컵은 한해 쉬었다. 세계축구를 뛰어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K-리그가 클럽월드컵의 준비과정이라 생각하겠다. 한국축구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말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