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주 감독, 전현철의 동점골이 더 아픈 이유는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10-29 08:35 | 최종수정 2012-10-29 08:35


◇성남 전현철

"경기후 인사하길래 축하한다고 했지만…."

2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은 뜨거웠다. 전쟁을 방불케했다.

강등권에서 탈출해야 하는 전남과 올시즌 홈 19경기에서 4승에 그친 성남, 모두 양보할 수 없었다. 전반전에 잇달아 골이 터졌다. 17분, 전남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현승의 코너킥을 받은 박선용의 중거리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10분후인 27분에는 성남이 멍군을 불렀다. 남궁 웅의 헤딩패스를 홍 철이 마무리했다. 7월8일 전남전 이후 3개월여만에 터진 2호골이었다. 후반 10분에는 전남 이종호, 15분에는 성남 전현철의 동점골이 나왔다. 2대2, 무승부였다.

그런데 마지막 골이 전남 하석주 감독의 가슴에 꽂히는 비수가 됐다. 전현철의 골이 말이다.

전현철은 올시즌 1순위로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하 감독의 애제지다. 하 감독은 경기후 "현철이는 아주대 감독 시절 제자다. 졸업하고 난 후에 프로무대에 가라고 말렸었는데 3학년때 고집을 부려서 싸우다가 결국 성남에 보냈다. 경기 후 찾아와서 꾸벅 인사하길래 축하한다고는 했지만…"이라고 했다. 이어 "농담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때 강제라도 안보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전현철은 아주대 시절인 2010년 춘계대학리그 1~2학년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12골을 기록했다. 2학년 말에는 뜻밖의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다. 8개월을 쉬었다.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이겨냈다. 재활 후 곧바로 출전한 지난해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또 한번 득점왕에 올랐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전현철을 두고 "슈팅력도 좋고 조금만 다듬으면 프로에 잘 적응할 것같아 주저없이 뽑았다"고 했다.

이날 선발 원톱으로 나섰다. 전날 근육통을 호소한 레이나의 빈자리였다. 신 감독은 전현철의 부경고 동기인 윤빛가람을 불러 "현철이랑 같이 뛰면 잘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윤빛가람은 "더 잘할 자신 있다"고 답했다. 이래저래 사연이 많았던 출전과 경기였다.

전현철은 이날 골은 7월29일 대구전 이후 3개월만에 터진 3호 골이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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