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첩' 최용수 감독, '서울의 달' 노래한 이유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0-28 17:50



1대1, 숫자에 불과했다. 90분 내내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진 최고의 명승부였다.

FC서울과 전북의 빅뱅은 포스트시즌이 사라진 올시즌 결승전이었다. 명불허전이었다. 서울의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은 결코 무늬가 아니었다. 화끈한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전반은 서울, 후반은 전북의 세상이었다. 전반 26분 서울 에스쿠데로, 후반 14분 전북 이동국이 각각 골망을 흔들었다. 수준높은 플레이에 관중석에는 탄성이 메아리쳤다. 27일 두 팀의 갱없는 드라마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무승부에도 명암은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긴 서울의 승리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전주대첩'은 해피엔딩이었다. 전북이 이날 서울을 잡아야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히며 우승 경쟁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서울은 이기면 금상첨화고, 비겨도 선두 전선에는 이상이 없었다. 무승부는 현상 유지였다. 선두 서울은 승점 80점(24승8무5패)을 기록, 2위 전북(승점 73·21승10무6패)과의 승점 차를 7점으로 유지했다.

벤치도 희비도 묻어났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만족이란 것은 그렇고 사실 이기든, 지든 승부를 보고 싶었다. 왜 우리가 선두고,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주문한대로 본인들이 하고 싶은 것은 다했다. 전북과의 두 경기 중 원정에선 비긴 것은 우승으로 가는데 좋은 계기가 됐다. 나쁘지 않은 결과다." "아쉽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승점 7점 차는 많다면 많을 수 있다. 그래도 따라갈 수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전자는 최 감독, 후자는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의 소감이었다.

서울에는 28일 또 낭보가 날아들었다. 3위 수원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를 병행하는 살인적인 일정으로 1.5군을 내세운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득점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전북과 수원(승점 66·19승9무9패)의 승점 차도 7점이 유지됐다. 서울과 수원의 격차는 승점 14점이다.

올시즌 K-리그는 7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올시즌 대행 꼬리표를 뗀 최 감독은 우승컵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38라운드에선 자존심이 걸린 마지막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은 11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라이벌 수원과 올시즌 최후의 대결을 펼친다. 서울은 수원에 7연패를 당하고 있다. 최 감독은 "말이 필요없다. 올시즌 우승을 해도 수원에 한 번도 이기지 못한다면 허전함이 남지 않을까 싶다. 승패는 갈릴 것이다. 후회없는 축구를 하고 싶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서울의 달'을 노래했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보면 안된다. 서울의 달은 우승이다." 감독 최용수의 자신감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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