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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안방 무승 행진은 언제쯤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전남의 마지막 홈경기 승리는 지난 5월 19일 제주전(1대0 승)이었다. 이후 전남은 21일 인천과의 K-리그 36라운드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기까지, 안방에서 무려 11경기(5무6패)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5개월간 안방인 광양전용구장은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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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이미 검증됐다. 포스코의 후원을 받고 있는 '형제 구단' 포항이 '감사의 힘'을 제대로 경험했다. 매 홈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서 멋진 경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관중과 포항시, 포스코, 연맹과 심판, 상대팀 등 고마운 대상에게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프로젝트를 첫 시행한 서울과의 홈 경기 이후 포항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포항은 FA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단순히 성적으로만 체감하는 것이 아니다. 재미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바로 고구마다. 포항의 송라클럽하우스 식당 입구에는 좌우로 고구마가 놓여 있다. 선수들은 식당에 놓여 있는 고구마 옆을 지나치면서 한쪽에는 부정적인 말을, 다른 한쪽에는 감사의 말을 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좋은 말 고구마'는 잎이 무성하게 자란 반면 '나쁜 말 고구마'는 반대로 썩어가고 있었다.
전남도 동참을 결정했다. 21일 인천과의 홈경기 하프타임때 광양제철과 '감사 나눔 희망 Goal 기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홈 경기시 골을 넣을 때마다 전남과 광양제철소가 각각 쌀 100㎏을 광양 지역 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동안 넣은 득점은 소급 적용된다. 선수단은 지난 5일 감사나눔 교육까지 받았다. 인천전부터 유니폼에 '감사 나눔 ♥희망'이라는 문구까지 넣으며 몸과 마음에 '감사'를 새겼다.
'감사 나눔 프로젝트'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면 더이상 바랄게 없다. 골을 넣어 기부도 하고 홈경기에서 승리까지 챙기는 것 말이다. 전남 관계자는 "포스코에서 진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전남도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 이 일을 계기로 전남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기대한다"며 "'감사합니다'를 외치다보면 승리도 따라 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전남은 잔여시즌동안 11월 두 번의 홈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던 선수들의 입에서 '승리의 찬가'가 울려 펴질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