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21일 K-리그 36라운드가 다시 열렸다. 우승과 강등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던 그때, 대전 시티즌은 팬들과의 만남으로 시간을 대신했다. 대전의 36라운드 상대는 리그 불참을 선언한 상주 상무와의 경기였다. 기권승으로 승점 3점을 공짜로 얻었지만, 그리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무려 20일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준비를 위한 사이클이 있다. 휴식과 훈련, 경기, 회복이라는 사이클이 리듬을 만든다. 선수들도 일정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며 최상의 몸상태를 스스로 유지한다. 휴식기는 이같은 흐름을 끊을 수 있다. 게다가 대전은 대개 얻는 2주간의 휴식보다 훨씬 긴 20일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비시즌을 제외하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많이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전은 강등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두 경기에서 무너지면 연패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옥같은 강등권에 빠지는 결과를 만들수도 있다.
다행히 유상철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근거가 있었다. 대전은 올시즌 있었던 두번의 A매치 휴식기 이후 가진 첫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완벽히 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에 긴 휴식기는 우리에 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3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훈련 분위기도 좋다. 유 감독은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빨리 잔류를 결정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