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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쉬는 대전, 득일까 실일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10-22 18:16


유상철 대전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A매치 휴식기가 끝나고 21일 K-리그 36라운드가 다시 열렸다. 우승과 강등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던 그때, 대전 시티즌은 팬들과의 만남으로 시간을 대신했다. 대전의 36라운드 상대는 리그 불참을 선언한 상주 상무와의 경기였다. 기권승으로 승점 3점을 공짜로 얻었지만, 그리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무려 20일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K-리그는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으로 인해 8일부터 20일까지 공식 휴식기를 가졌다. 그러나 대전은 21일에도 경기를 치르지 못하며 20일 동안 공식경기를 하지 못하게 됐다. 이같은 일정으로 인해 대전은 선수단에 다른 구단에 비해 긴 5일간의 휴가를 줬다. 선수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얻었다. 강등 스트레스로 경기 피로도가 더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그러나 자칫 휴식기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 전까지 상승세가 워낙 뜨거웠기 때문이다. 대전은 스플릿 이후 무패행진(4승2무)을 이어가고 있었다. 순위도 12위(승점 39)로 끌어올렸다. 수비는 안정감을 더했고, 공격진도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긴 휴식기로 불같은 기세가 한풀 꺾일수도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준비를 위한 사이클이 있다. 휴식과 훈련, 경기, 회복이라는 사이클이 리듬을 만든다. 선수들도 일정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며 최상의 몸상태를 스스로 유지한다. 휴식기는 이같은 흐름을 끊을 수 있다. 게다가 대전은 대개 얻는 2주간의 휴식보다 훨씬 긴 20일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비시즌을 제외하고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다. 많이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대전은 강등권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두 경기에서 무너지면 연패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옥같은 강등권에 빠지는 결과를 만들수도 있다.

다행히 유상철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근거가 있었다. 대전은 올시즌 있었던 두번의 A매치 휴식기 이후 가진 첫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완벽히 무장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에 긴 휴식기는 우리에 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3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훈련 분위기도 좋다. 유 감독은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빨리 잔류를 결정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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