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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WK-리그 수원시설관리공단(이하 수원FMC)이 올해를 끝으로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수원시는 최근 수원FMC 측에 연말까지만 팀을 운영한 뒤 해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WK-리그 정규리그를 마치고 대구전국체전에 출전 중인 수원FMC는 전국체전 일정이 마무리 되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2008년 창단 후 4년 만의 일이다.
수원FMC 선수단은 공황상태다. 리그 일정을 마치자마자 난데없이 들려온 해체 소식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이 감독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전국체전을 마치면 시 측과 간담회를 갖고 해체를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염 시장이 선수 수급과 수당지급 등 다양한 선거공약을 내걸어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취임 뒤에는 없던 일이 됐다"면서 "너무 황당하다. 수원이 재정이 어려운 도시라면 이해하겠지만, 새로운 구단 창단을 위해 기존 운영팀을 해체하는 논리가 말이 되느냐. 공생해야 할 스포츠 종목 간 대립을 부추기는 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허탈감은 더하다. 졸지에 직장을 잃은 꼴에 의욕을 낼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황은 이미 통보했다. 일단 열심히 훈련하고 상황을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정말 팀이 해체된다면 다른 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몸을 잘 만들라고 주문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 축구계는 수원FMC의 해체가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의 성적으로 타오른 여자 축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허약한 토대 속에 어렵게 성장하는 여자 축구의 현실상 실업팀 해체는 유망주들이 성장해도 갈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여자축구연맹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측과 접촉해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한 수원FMC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생존 방안을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시축구협회와 생활체육회도 조만간 논의를 거쳐 수원시청에 수원FMC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