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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시대 3]스플릿성공, 마지막 퍼즐은 팬들의 함성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09-14 08:17 | 최종수정 2012-09-14 08:18


12일 오전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2012 K리그 그룹B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2013년 승강제를 앞두고 15일부터 순위별 '그룹A'와 '그룹B'로 나눠 운영하는 '스플릿 시스템'을 시작하는 K리그는 1부 리그 잔류를 위한 하위 8팀의 물러설 수 없는 혈전과 우승컵을 향한 상위 8팀끼리의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12,13일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스플릿시스템에 의한 그룹 A,B의 감독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긴장감속에 웃음이 넘쳤다. 각오는 비장했다.

그룹B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하위 강원 김학범 감독이다. "제일 밑에 있어서 내려갈 곳이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 최만희 감독(광주)이 있는 자리(14위)까지 올라가겠다." 최 감독의 반응이다. "산악인이 오를때 '죽을만큼 가겠다'가 아니라 '죽겠다는 생각'으로 간다. 강등권서 탈출하겠다." 14위를 하면 강등을 면한다.

전남(12위) 하석주 감독에 말속에서는 비장감까지 감돈다. "9위나 10위 아무 의미없다. 강등 탈출 위해 축구 인생 모든 것을 걸겠다." 대구(10위) 모아시르 감독의 목표는 아주 구체적이다. "10위로 마무리했는데 우리에게 한자리 더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말들이 재미있다. 분위기는 '팽팽'하다. 이 재미와 긴장감, 운동장에서 함께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스플릿시스템은 2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중간평가는 합격점이다. 흥미를 줬고,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다음이 문제다. 그룹B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사실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그런 팬이라면, 감독들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자. 죽겠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는, '모든 걸 걸겠다'는 감독들을 응원하면서 말이다. 그룹B라고 절대 '맥빠진 리그'가 아니다.

결국 스플릿시스템의 최종 성공여부는 팬들에게 달려있다. 팬들이 운동장을 찾으면 된다. K-리그를 살리는 길이다.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다. '순위'를 보지 말고 '축구'를 보자. 승패를 떠나 '나의 팀'을 응원하자. 운동장을 찾으면, 한국축구는 발전한다.


팬들의 함성, 그 위력은 대단하다. 이미 우리는 누구보다 더 크게, 값지게 느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떠올려보자. 누가 4강의 꿈을 실현시켰을까. 선수들? 아니다. 히딩크 감독? 아니다. 바로 한마음이 된 대한민국 팬들의 힘이다. 모두가 열망했고, 꿈을 꾸었다.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은 실력이상으로 뛰었다. 그 관심과 열정이 4강 신화를 만들었다.

이 응원이, 관심이, 열정이 또 필요하다. 아니 계속 필요하다. 올림픽동메달을 따낸 한국축구의 젖줄, K-리그에 말이다.

다시 미디어데이로 돌아가보자. 대전(13위) 유상철 감독은 이색공약을 했다. "잔류한다면 마지막 경기 운동장 한가운데서 '대전스타일' 춤을 추겠다. 팬들에게 이슈를 만든다면 그 정도 못하겠나." 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유있는' 그룹A의 감독들의 말도 들어보자. FA컵에 올인한다는 경남(8위) 최진한 감독이다. "FA컵을 잡으면 '경남스타일' 말춤을 추겠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최용수 감독은 "특별한 것을 보여주겠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뿐 아니다. 수원의 서정원 수석코치, 고종수 트레이너도 '말춤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홈경기에 3만 관중이 모이는 날, '수원스타일'을 선보이겠단다. 서 코치는 "춤을 못추고, 쑥스럽지만 팬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겠다"고 했다. 고 트레이너는 "K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번 기회에 코칭스태프들의 춤실력도 한번 보자. 박진감 넘치는 경기도 즐기자. 모든 게 팬들의 함성이 있으면 가능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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