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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일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스플릿시스템에 의한 그룹 A,B의 감독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긴장감속에 웃음이 넘쳤다. 각오는 비장했다.
말들이 재미있다. 분위기는 '팽팽'하다. 이 재미와 긴장감, 운동장에서 함께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스플릿시스템은 2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중간평가는 합격점이다. 흥미를 줬고,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다음이 문제다. 그룹B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 사실 벌써부터 걱정이 크다.
결국 스플릿시스템의 최종 성공여부는 팬들에게 달려있다. 팬들이 운동장을 찾으면 된다. K-리그를 살리는 길이다. '너무나',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다. '순위'를 보지 말고 '축구'를 보자. 승패를 떠나 '나의 팀'을 응원하자. 운동장을 찾으면, 한국축구는 발전한다.
팬들의 함성, 그 위력은 대단하다. 이미 우리는 누구보다 더 크게, 값지게 느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떠올려보자. 누가 4강의 꿈을 실현시켰을까. 선수들? 아니다. 히딩크 감독? 아니다. 바로 한마음이 된 대한민국 팬들의 힘이다. 모두가 열망했고, 꿈을 꾸었다. 팬들의 응원에 선수들은 실력이상으로 뛰었다. 그 관심과 열정이 4강 신화를 만들었다.
이 응원이, 관심이, 열정이 또 필요하다. 아니 계속 필요하다. 올림픽동메달을 따낸 한국축구의 젖줄, K-리그에 말이다.
다시 미디어데이로 돌아가보자. 대전(13위) 유상철 감독은 이색공약을 했다. "잔류한다면 마지막 경기 운동장 한가운데서 '대전스타일' 춤을 추겠다. 팬들에게 이슈를 만든다면 그 정도 못하겠나." 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유있는' 그룹A의 감독들의 말도 들어보자. FA컵에 올인한다는 경남(8위) 최진한 감독이다. "FA컵을 잡으면 '경남스타일' 말춤을 추겠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 최용수 감독은 "특별한 것을 보여주겠다"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뿐 아니다. 수원의 서정원 수석코치, 고종수 트레이너도 '말춤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홈경기에 3만 관중이 모이는 날, '수원스타일'을 선보이겠단다. 서 코치는 "춤을 못추고, 쑥스럽지만 팬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겠다"고 했다. 고 트레이너는 "K리그 흥행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번 기회에 코칭스태프들의 춤실력도 한번 보자. 박진감 넘치는 경기도 즐기자. 모든 게 팬들의 함성이 있으면 가능하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