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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블' 무산된 울산, 아직 실망하기 이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9-02 17:54 | 최종수정 2012-09-03 08:33


2012 하나은행 FA컵 4강전 울산현대와 경남FC의 경기가 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0대3 완패를 당한 울산 선수들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울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트레블(한해 정규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동시 우승)'은 쉬운 일이 아니다. K-리그에선 아직 트레블을 달성한 팀이 전무하다. 1999년 수원 삼성이 3관왕에 성공했다. 그러나 2% 부족했다. FA컵이 아닌 컵대회 우승이 포함됐다. 지난해에도 수원은 트레블에 도전했다. 그러나 꿈은 실현되지 않았다. 결승까지 오른 FA컵에서 오심으로 울었다. 알 사드(카타르)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오심과 폭력 사태가 겹치면서 아쉽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올시즌에는 '철퇴축구' 울산 현대가 트레블을 꿈꿨다. 그러나 울산은 FA컵 고비를 넘지 못했다. 1일 경남과의 준결승전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워낙 중요한 경기였는데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FA컵 4강전 결과는 '양날의 검'이었다. 결승 문턱을 넘어야 향후 일정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꼬이면 악영향이 끼칠 수 있었다. 울산은 15일부터 K-리그 그룹A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다. 또 9월 19일과 10월 4일 홈앤드어웨이로 알 힐랄(사우디)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를 치른다.

패배는 빨리 잊는 게 약이다. 아직 실망하기에 이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가 남아있다. 김 감독은 곧바로 챔피언스리그에 초점을 맞췄다. "더 집중하겠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사실 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8강 상대가 결정된 6월부터 알 힐랄의 영상을 수집, 분석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26일 스플릿시스템의 분기점인 K-리그 30라운드 당시 김현석 수석코치를 벤치에 앉히고 직접 사우디로 날아가 알 힐랄의 경기를 보려는 계획도 세웠었다. 사우디 비자까지 받아놓았다. 이 때가 아니면 알 힐랄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지 못하게 된다. 알 힐랄은 8월 28일 이후 9월 2일, 15일에 정규리그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일정을 취소하고 말았다. 전북전은 FA컵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경기였다. '구민 데이'이기도 했다. 할 수 없이 김준현 코치만 사우디로 보내 전력을 파악하게 했다. 김 감독은 "알 힐랄은 쇼트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이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이 좋고 공격 가담이 잦다. 압박도 빠르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대한 분석은 계속된다. 김 감독은 3일간의 휴식기간에도 알 힐랄 영상 보기에 바쁘다. 또 5일부터 4박5일간 떠나는 '약속의 땅' 통영에서도 알 힐랄전만 대비할 생각이다.

변수는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이다. 곽태휘 김신욱 이근호 김영광 등 네 명이나 A대표팀에 차출됐다. 12일 복귀 후 15일 경기를 치르기에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나흘 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울산은 계획을 수정했다. 2013~2014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칫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할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도 3위 안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도저도 안 될 수도 있다. FA컵 결승전에 진출했으면 유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한 대회에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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