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팀을 재편하고 있는 맨유의 중심은 누구일까. '에이스' 웨인 루니? '지난시즌 득점왕' 로빈 판 페르시? 적어도 지금까지는 새롭게 영입된 일본인 미드필더 가가와 신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풀럼과의 경기(3대2 맨유 승)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맨유는 21일 에버턴과의 개막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주포' 루니 대신 판 페르시를, 대니 웰벡 대신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기용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전형적인 4-2-3-1 포메이션로의 변화를 꾀했다. 변화 속에서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가가와의 역할이다. 퍼거슨 감독은 에버턴전에 이어 가가와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맨유의 중심으로 가가와를 지목한 것이다.
판 페르시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퍼거슨 감독은 예상보다 더 가가와를 중용하고 있다. 그가 가장 잘 뛸 수 있는 포메이션으로 팀을 재편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가와는 최전방에서의 찬스 메이킹은 물론 후방부터 빌드업 작업에도 적극 가담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맨유는 가가와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지난 에버턴전보다 한결 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가가와는 풀럼전에서 데뷔골을 성공시키며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경기 후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과 가진 인터뷰에서 "(득점 당시) 오프사이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은 뒤, "어떤 식으로든 빨리 골을 넣고 싶었다. 홈 개막전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가가와는 당분간 맨유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풀럼전 막판 루니가 갑작스럽게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루니가 회복될 때까지 판 페르시-가가와 콤비가 적극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가가와가 아직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전방으로 나가는 패스는 아직 도르트문트 시절 만큼 날카롭지 않으며,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퍼거슨 감독의 신임 속에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