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기적인 결정 때문에 홍명보호가 피해를 보게 됐다.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양 팀의 매니저들이 모였다. 경기 전반에 관한 사항들을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양 팀의 유니폼 색깔이 도마에 올랐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일본 때문이었다. 일본은 원정 유니폼을 입어야만 했다. 원래 일본 원정유니폼은 흰색이었다. 그런데 이번 런던올림픽에 한해 원정 유니폼을 붉은색으로 바꾸었다. 일장기를 상징하는 색이다. 양 팀 모두 같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었다. 물론 일본에게는 푸른색 홈유니폼이 있다. 이 옷을 입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넘어갈 것으로 보았다. 붉은색의 한국, 푸른색의 일본. 전통적인 조합이다.
하지만 FIFA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흑백 TV 때문이었다. 붉은색과 푸른색 모두 유채색이다. 흑백TV에서는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FIFA는 한쪽은 꼭 무채색의 옷을 입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대개 모든 팀들은 홈과 원정 가운데 한 쪽은 무채색 유니폼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양 팀 유니폼 가운데 무채색은 한국의 원정 유니폼인 흰색 유니폼 밖에 없다는 점이다. FIFA는 한국에게 홈팀임에도 불구하고 흰색 원정 유니폼을 입으라고 권고했다. FIFA의 권고에 한국은 울며 겨자먹기로 흰색 유니폼을 입고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FIFA의 권고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결국 일본의 이기적인 선택으로 인해 홍명보호만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카디프(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