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출전을 노리는 카타르가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날 카타르는 경기 초반부터 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쥐어갔다. 공격의 시발점은 주로 측면 수비 쪽이었다. 카타르는 경기 초반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주포 안드레스 퀸타나가 아크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논스톱 발리 슛을 날린 것. 깜짝 놀란 사마드 레바논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다.
레바논은 빠른 역습이 인상적이었다. 3차예선 당시 한국을 2대1로 꺾을 당시 모습 그대로였다. 중원에서 카타르가 볼을 잡으면 먼저 파울로 차단했다. 수세 시에도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레바논의 왼쪽 측면 공격수 하산 마툭은 위협적인 몸놀림으로 카타르 수비수들을 힘들게 했다. 마툭 뿐만 아니라 아흐메드 아트위도 빠르고 개인기가 출중했다.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두팀은 후반에도 카타르가 볼을 점유하면서 공격 빈도수를 높여갔다. 그러나 레바논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좋은 득점 찬스를 맞았다. 아흐메드 즈레익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왼발 크로스를 모하메드 가다르가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 슈팅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선취골은 팽팽하게 진행되던 후반 19분에 나왔다. 레바논 오른쪽 측면 수비수 라메즈 다요브가 골키퍼에게 연결한 백패스를 퀸타나가 가로챈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망 흔들었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도 연출됐다.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카타르 선수들은 조그마한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끌려가던 레바논은 경기 종료 직전 아쉽게 동점 기회를 놓쳤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유셰프 알리가 발을 댔지만 왼쪽 골 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결국 레바논은 동점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카타르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