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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의 애창곡은 유명 팝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마이웨이(My way)'다.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소신껏 소임을 다한다는 평소의 다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이다. A대표팀 지휘봉을 맡을 때나 인천에서 K-리그 무대에 진출했을 때나 늘 한결같았다.
허 감독은 2010년 8월 지휘봉을 잡으면서 시민구단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민구단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었다. 허 감독은 재임기간 내내 내외부의 잡음에 시달려야 했다. 올 초에는 자신의 연봉과 선수단 운영 예산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마음을 정리한 계기이기도 하다. 한이 맺힐 정도로 많은 일을 겪었지만 참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담아둔 속내는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시민구단이 나아갈 길로 '화합'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시민구단은 창단 1~2년 뒤부터 자금난을 겪게 되는데, 이후 대책이 없다. 시 조례 변경이나 시민구단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해봐야 한다. 근본적인 기초공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아공월드컵을 마친 뒤 인천에 부임했던 허 감독은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폴란드-우크라이나가 공동 개최하는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12) 참관차 유럽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유소년 및 프로팀 운영 공부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월드컵을 마친 뒤 쉴새없이 달려왔다. 그간 정리하지 못한 것들을 해결하고 싶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