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바보' 슈바의 뜨거운 눈물, 광주도 적셨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3-19 11:48


18일 제주전에서 역전 버저비터골을 터뜨리며 광주를 승리로 이끈 슈바(오른쪽)이 딸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광주FC

지난 18일 제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버저비터골을 성공시키자 광주FC 용병 슈바(33)는 준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니폼을 들어올려 '내가 다시 돌아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문구를 공개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슈바는 그라운드로 달려온 딸을 번쩍 안았다. 그리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만감이 교차했다. 아내와 딸에게 미안함이 앞섰다. 지난시즌 포항에서 뛸 당시 가족을 고국 브라질로 돌려보내야 했다. 부끄러운 남편-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구단과의 마찰에도 힘들었다. 개인트레이너 고용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슈바는 몸 상태를 정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개인트레이너와 훈련했다. 그러나 근육이 노화돼 빨리 뭉치는 현상때문에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도 선발과 교체로 15경기에 출전, 6골(3도움)을 터뜨렸다. 출전한 경기수 대비 준수한 기록이지만 구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계약기간이 남은 슈바는 방출당했다.

슈바는 K-리그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한국을 좋아하는 가족들 때문이었다. 슈바는 "한국은 내가 어디있어야 하는지를 제시해준 곳이다. 가족이 계속해서 좋은 환경을 갖춘 한국에 남아있고 싶어한다. 한국은 나에게 도움을 준 나라다. 딸도 7년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어도 할 줄 안다. 브라질보다 한국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가족이 다시 뭉쳤다. 슈바의 가족은 지난주 한국으로 날아왔다. 슈바는 "(가족이) 한국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옆에 있다는 것이 좋은 부분으로 작용했다. 특히 딸은 내 친구이자 내가 숨쉬는 이유다"라며 '딸바보'의 모습을 보여줬다.


광주 용병 슈바가 18일 제주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버저비터골을 넣고 '내가 다시 돌아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공개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광주FC
광주의 러브콜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슈바는 끈끈한 정으로 똘똘 뭉친 광주의 분위기에 반한 모습이다. 슈바는 "광주는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모든 선수들이 가족같다. 기분이 좋았다. 브라질과 같은 느낌이라 편안하다"고 했다.

물꼬는 텄다. 공격수 슈바는 앞으로 골로 말하겠다고 했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일조할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경쟁심을 가지고 발전해 가야한다. 나는 공격수다. 몸 상태가 따라주면 골로 말할 것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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