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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35·포르투갈)은 특별했다.
프로 선수 경험이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축구 지식과 열정을 앞세워 세계 최고의 무대까지 올라 섰다. 우연찮은 기회에 잉글랜드 출신 명장 보비 롭슨과 인연을 맺어 FC포르투(포르투갈) 스카우트팀에 들어가는 행운을 맛보면서 드라마 같은 그의 축구 인생이 막을 열었다. 이후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조제 무리뉴 감독의 눈에 들어 포르투와 첼시, 인터밀란 코치로 활동했다. 이 시절 무리뉴 감독에게 거침없는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전략의 달인'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까지 얻었다. 독립 후에도 성공가도를 달렸다. 지난 시즌 포르투를 포르투갈리그 무패 우승으로 이끌면서 '제2의 무리뉴'라는 찬사를 들었다. 성공을 갈구했던 첼시는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하고 포르투에 거액의 위약금을 무는 조건으로 비야스-보아스 감독을 영입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지도자가 과연 첼시에서 어떤 색깔을 낼 지에 전 세계의 눈이 집중됐다.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나는 무리뉴와 다르다.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큰소리 쳤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의 우승 조급증도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단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2007년 무리뉴 감독 경질 뒤 현재까지 감독 선임과 경질을 5차례나 반복했다. 리그에서는 성공을 거듭했던 첼시였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아브라모비치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부임 뒤 승률 50%에 그치고 있는 비야스-보아스 감독을 보면서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야스-보아스 감독 스스로도 최근 부진에 "심리적 압박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때문에 거스 히딩크, 카를로스 안첼로티 감독 같이 풍부한 경험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지도자가 첼시를 지휘하는데 제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FC바르셀로나에서 지난 4년간 13차례나 우승을 거뒀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을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꼽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