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행 이충성이 K-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말한 이유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1-24 12:56 | 최종수정 2012-01-24 12:56


지난해 1월 30일 카타르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 연장 후반 결승골을 넣은 이충성이 화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언제인가 한국(K-리그)에서 뛰고 싶다."

재일교포 4세로 2007년 일본에 귀화한 이충성(27·일본명 리 다다나리)은 아직도 애매한 위치에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일부 축구팬들은 일본으로 귀화한 일본인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한때 한국 청소년대표팀에 소집돼 박주영 등과 함께 훈련을 했던 이충성이지만 이제 일본인이 된 만큼 일본 선수로 봐야한다는 이야기다. 이충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에 일본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했다. 호주와의 카타르아시안컵 결승전에서는 결승골을 터트려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일부 일본 축구팬들의 눈에 비친 이충성은 완전한 일본인이 아닌 모양이다. 최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사우스햄턴 이적이 확정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충성은 '일본 선수가 잉글랜드에서 성공한 예가 별로 없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일본인이라는 말을 빼고 아시아인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했다. 그러자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왜 귀화를 한거냐고 비판했다.


2011년 8월 10일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벌어진 한-일 친선경기. 경기 전 박주영과 이충성이 악수를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비록 일본인이 되어 일본대표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충성에게 역시 한국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충성은 24일자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선수로서 언제인가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유럽리그 진출 이후 향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었다. 이 인터뷰에서 이충성은 한국어를 모국어라고 했다. 그는 모국어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했다. 한국어 실력을 끌어 올려 K-리그에서 한국 선수들과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충성은 한국 청소년대표팀 소집 때 한국어가 서툴러 동료선수들로부터 '반쪽바리'라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은 그에게 축구인생의 새로운 시발점이다. 유럽리그 진출은 이충성의 오랜 꿈이었는데 기회를 잡았다. 그는 시기적으로 지금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워 해외진출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챔피언십 23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사우스햄턴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유력하다. 이충성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충성은 데일리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리그를 경험하고 싶어 잉글랜드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개별 클럽으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가 강하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잉글랜드가 스페인 리그보다 수준이 높다고 했다. 이충성은 영어권이라는 점이 사우스햄턴행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J-리그 원년인 1993년 초등학생이던 이충성은 브라질에서 귀화한 라모스와 미우라 가즈요시를 동경하며 축구를 했다고 말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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