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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은 해마다 겨울이면 국가대표급 선수, K-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IT기업 삼성전자를 모기업으로 둔 클럽답게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 베스트 스쿼드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레알 마드리드를 빗댄 '레알 수원'이다. FC서울과 함께 K-리그 최고의 인기 구단 수원은 선수들이 가장 선망하는 팀이었다. 지난해 정성룡과 오범석 오장은 이용래 최성국 등 전 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이번 겨울 '큰 손' 수원이 조용하다. 아직까지 외국인 공격수 라돈치치(몬테네드로) 외에 이렇다할 전력 보강이 없다. 팀의 간판이었던 염기훈이 경찰청에 입대한 가운데, 올 겨울 최대어로 꼽히는 김정우 이근호 영입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김정우는 전북 현대, 이근호는 울산 현대를 선택했다. 수원은 매년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라고 판단하면 어김없이 영입했다. 그런데 이번 겨울 수원은 왜 이근호와 김정우를 놓친 것일까. 나아가 또렷한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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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는 3년 계약에 최대 50억원(추정), 이근호는 원소속팀 대구FC에 지불해야할 보상금을 포함해 40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 수원 구단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이근호는 울산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영입이 무산됐고, 김정우는 전북이 선수를 쳤다. 수원이 주도하던 이적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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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프로축구연맹은 승강제를 염두에 둔 스프릿시스템(정규리그 30라운드를 진행한 뒤 상위 8개 팀과 하위 8개 팀 별도 리그 진행)을 도입한다. 아직 강등팀 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2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2부 리그로 추락한다. K-리그 16개 클럽 모두 존 전력을 유지하면서 전력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 베스트 11에 들만한 선수가 시장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