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시대다.
최강희 축구의 대명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올시즌 K-리그의 화두였다.
전북 감독 최강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이제 한국 축구의 얼굴이다. 과연 어떤 색깔의 축구를 펼칠까. '닥공'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닥공'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찌보면 '닥공'은 동전의 양면이다. 극단적인 전술이다. 축구는 골로 말하지만 위험 부담이 크다. 공격이 기막히게 떨어지면 이상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다. 반면 어긋날 경우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특히 클럽과 A대표팀은 체질이 다르다. 클럽은 호흡이 길다. '닥공'은 끈끈한 조직력을 구축해야 가능하다. 공격 전력의 50%가 넘는 기술이 뛰어난 용병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대표팀은 짧은 시간안에 전력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공존한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첫 시험무대인 쿠웨이트전(2012년 2월 29일)도 '닥공'으로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승점 10점(3승1무1패·골득실 +8)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레바논(승점 10·골득실 -2), 3위 쿠웨이트(승점 8)가 턱밑에서 추격한다. 최종예선은 각 조 1, 2위가 오른다. 쿠웨이트전은 비겨도 된다.
최 감독은 두뇌회전이 빠른 지도자다. 대표팀 경험도 풍부하다. 선수와 코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것이 대표팀 축구다. 한 시즌이 아닌 한 경기로 희비가 엇갈린다. 이기는 경기를 추구하기 위해 '실리 축구'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은 밝다. '닥공'이 꼬리표지만 그는 수비수 출신이다. 대표팀에서는 공격과 수비,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를 갖춘 팀을 만드는 것이 최 감독이 바라봐야 할 고지다.
선수 운용도 변화가 예상된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유럽파와 어린 선수들을 신임했다. 최 감독은 현재형 지도자다. 신-구 조화를 중시한다. 간판보다 기량에 더 초점을 맞춘다. 해외파와 국내파는 물론 나이 구분없이 최상의 경기력을 갖춘 선수들을 발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외면받은 K-리거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인 고참급 선수들도 기회를 충분히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