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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 때문에 심판이 헛갈린 것일까?
평소 민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차두리(31·셀틱)는 요즘 머리카락을 살짝 기른다. 그런데 오랜만에 바꾼 이 헤어스타일 때문에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경기 중 억울하게 경고를 받았고, 자칫하면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할 뻔 했다.
상황은 이랬다. 16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우디네세와 셀틱의 유로파리그 I조 최종전. 후반 15분 우디네세의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역습 과정에서 셀틱의 주장 스콧 브라운에게 거친 태클을 당했다. 심판은 우디네세가 세컨드 볼을 잡자 어드밴티지를 줬고 잠시 후 데드 볼 상태가 되자 좀 전의 반칙 상황에 대한 경고를 주기 위해 셀틱의 선수를 불렀다. 그런데 그리스 출신의 코코울라키스 주심이 불러 세운 선수는 반칙을 한 브라운이 아닌 차두리. 어드밴티지를 적용하다보니 누가 반칙을 했는지 헛갈렸던 것일까. 속사정은 모르지만 주심이 헤어 스타일만 기억했는지 근처에 있던 차두리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 보였다. 아무 잘못이 없던 차두리는 두 손을 벌려 항의했고 얼굴에는 황당하다는 듯 미소만 가득했다. 그 때 차두리와 헤어스타일이 똑 같은 브라운이 차두리와 주심 곁을 지나가는 뒷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멀리서 등번호 없이 본다면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 차두리는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근처에 있던 부심에게 다가가 다시 한번 읍소했고 부심은 그저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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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차 듀오'가 풀타임 활약한 셀틱은 끝내 기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셀틱은 우디네세와의 최종전에서 1대1로 비기며 조 3위(승점 6·1승3무2패)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기성용(22)과 차두리의 유로파리그 나들이도 조별예선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 우디네세는 승점 9(2승3무1패)로 조 2위에 오르며 조 선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13·4승1무1패)와 함께 32강행 막차를 탔다.
한편, 이날 최종전을 끝으로 유로파리그 32강 진출 팀들이 모두 결정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프랑스 리그1의 강호 토트넘과 PSG가 조별예선 통과에 실패한 가운데 네덜란드의 PSV, 독일 샬케 04, EPL 스토크시티 등이 32강행 티켓을 거머 쥐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