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넬카 이어 드록바까지, 별들의 중국행 러시 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13 10:45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니콜라 아넬카(오른쪽) 영입에 성공한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가 디디에 드록바까지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와 계약에 합의한 아넬카가 상하이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중국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별들의 집합소가 되어가는 모양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3일(한국시각)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가 디디에 드록바(33·첼시)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는 최근 니콜라 아넬카(32)와 2년 계약을 맺은 팀이다. 드록바는 첼시가 장기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새 둥지를 찾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 주 준 상하이 구단주는 "2주 전부터 드록바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그가 중국행을 원한다면 우리는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뿐만 아니라 다롄 아얼빈도 드록바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슈퍼리그 승격이 확정된 다롄은 최근 장외룡 감독(52)을 선임하며 팀 전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 밍 다롄 구단주는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드록바 측에 3년 계약을 약속했다"고 큰소리 쳤다.

중국 팀들이 이처럼 스타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얼마 전까지 이어졌던 중국 내 부동산 개발 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동산 개발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기업들이 구단을 소유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구단 전력 강화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고픈 욕망이 숨어 있다. 이장수 감독(55)의 지휘 하에 올해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모기업도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어들여 선수 영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이 감독은 최근까지 박지성(30·맨유)을 영입하겠다는 구단주의 성화에 진땀을 흘렸을 정도다. 중국 슈퍼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부분의 팀들이 한국이나 브라질, 동유럽 등에서 외국인 선수를 찾았지만, 이제는 두둑한 주머니 사정 탓에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아니면 성에 차지 않는 모양새"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선수들 입장에서 중국 팀의 러브콜은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이들의 은퇴 전 행선지는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같은 중동리그였다. 대부분 왕족 소유인 중동리그 팀들은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스타 선수들이 전성기 때 받았던 연봉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조건을 제시한다. 선수들도 이에 솔깃해 이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폐쇄적인 현지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때 중동행 러시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뜸한 것이 이 때문이다. 중국 팀들이 최근 제시하는 조건은 중동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데다, 생활이나 현지 문화는 훨씬 개방적이어서 선수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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