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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의 '기-차 듀오' 기성용(22)과 차두리(31)가 A매치에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기성용은 결장이, 차두리는 출전이 예상됐다. 기성용은 지난 6일 대표팀 합류 대신 한국에 입국,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3개월 동안 22경기를 치른 강행군 속에서 나타난 과로 증상이었다. 2주 이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당장 경기 출전이 어려워 보였지만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10분 공격수 사마라스와 교체 출전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까지 기성용의 출전을 고민했던 닐 레넌 셀틱 감독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기성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즉시 효과를 봤다. 기성용이 투입된지 5분만인 후반 15분 앤서니 스톡스가 선제골을 뽑아 낸 것. 기성용이 중앙에서 페널티박스 근처로 날카로운 롱 패스를 건넸고 게리 후퍼와 제임스 포레스트가 2대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올린 크로스를 스톡스가 골로 연결했다. 기성용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도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기록하는 등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지난달 20일 하이버니언과의 리그 경기 이후 21일 만의 그라운드 복귀다. 차두리는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허벅지 통증을 안고 레바논전에 풀타임 출전한 여파였다. 기성용과 차두리가 A매치로 인해 소속팀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한편, 경기전 레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KFA)의 선수 관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이로 인해 선수 영입 정책에 변화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넌 감독이 19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요지는 "기성용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KFA는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국으로 불러 들였다. 거의 2주 이상 팀을 이탈해 있었다. 내 생각에는 시간 낭비였다. 셀틱 의료진과 함께 스코틀랜드에 머물러 있었어야 했다. 차두리는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레바논전)에 뛰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통증을 안고 90분을 뛰었다. 이전에도 A매치 이후 6주간 부상으로 쉬었다. 매우 실망스럽다"였다. 하지만 셀틱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대표팀 차출에 협조해야 하는 상황. 이에 스카이스포츠는 '레넌 감독이 한국 등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선수를 영입하려고 할때는 한 번 더 생각해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