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게 아니지. 문전 앞에서는 어떤 상황이 일어날 지 몰라. 끝까지 집중해야지."
18일 경기도 가평 에덴스포츠타운, 황선홍 포항 감독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매의 눈을 한 채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실수가 보이면 놓치지 않았다. 좋은 장면에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선수들도 황 감독의 지시에 따라 조금씩 시행착오를 줄여나갔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경기장 한켠 건물에는 '포항 스틸러스의 우승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K-리그 우승을 위해 가평에 세운 포항의 전지훈련 현장이었다.
포항은 14일 가평에 왔다. 10월30일 K-리그 정규리그가 끝나고 일주일간 휴식을 취한 포항은 6일부터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담금질을 시작했다. 황 감독은 가평 전지훈련을 놓고 고민했다. 일장일단이 있었다. 합숙을 통해 훈련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반면 포항에 비해 쌀쌀한 날씨가 걱정이었다. 부상 위험도 있었다. 고민하던 황 감독은 가평행을 결정했다. 송라에서의 일상적인 훈련은 자칫 지루함을 줄 수 있었다.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는 것도 수도권인 가평이 수월했다. 2년전인 200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때도 가평 전지훈련으로 담금질을 했다. 19일까지 단 6일간의 단기 전지훈련이었다.
|
팀컨디션은 좋다. 대학팀들과의 3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신인왕을 노리는 고무열의 페이스가 좋다. 연습경기에서 6골2도움을 기록했다. 몸이 좋지 않아 이번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슈바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 착실히 준비한만큼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했다. 26일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고 싶은 상대를 묻자 "만만한 팀이 어디 있겠느냐. 누가 올라오더라도 쉽지는 않다. 우리의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가평=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